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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스 (2002, Dolls)
일본 / 일본어 / 로맨스, 드라마 / 113분 12세관람가 / 2003년 10월 24일 개봉


출연: 가노 미호, 니시지마 히데토시, 미하시 타츠야
감독: 기타노 다케시
각본: 기타노 다케시
촬영: 야나기시마 가츠미
제작: 오피스키타노, 반다이비주얼
배급: 쇼치쿠, 스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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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75%

작품성  (7/10)
대중성  (4/10)
네티즌  (8/10)
[10명]  





젊은 두 연인 사와코와 마츠모토의 비극적인 사랑을 중심 축으로, 노년의 야쿠자가 잊고 지냈던 옛사랑을 떠올리며 추억의 장소를 찾는 이야기와 교통사고를 당해 은퇴하게 된 여가수와 열혈팬의 짝사랑 등 세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인형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국립 분라쿠 극장. [메이도노 히캬쿠]의 인형극 장면이 끝나고, 두 주인공 추베에와 우매가와 인형이 있다. 뭔가 속삭이는 듯한 두 사람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봄, 만개한 벚꽃나무 밑에서
마츠모토는 부모님의 강요로 오랜 연인이던 사와코와 헤어지고 사장 딸과 결혼하기로 한다. 결혼식 날 사와코가 자살을 기도하고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소식에 식장을 빠져나가는 마츠모토. 사와코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오지만 잠시라도 한눈을 팔 수 없다. 결국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고 목적지도 없는 길을 정처 없이 걷기만 하는 두 사람.
한편 그들의 여정에 치열한 조직 세계에서 살아남은 야쿠자 보스 히로의 이야기도 스쳐지나간다. 그에게는 젊은 시절 사랑하던 여자가 있었다. 그들은 토요일이면 공원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대로는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고했다. 몇 십년 만에 공원을 찾은 히로. 벤치에는 떠나올 때처럼 빨간 원피스를 입은 료코가 무릎에 도시락을 올려놓은 채 앉아있다.

여름, 축제의 밤
부서지는 파도를 말없이 바라보는 마츠모토와 사와코. 두 사람이 걷고 있는 모래밭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소녀가 보인다. 교통사고로 재기불능의 상처를 입고 팬들 앞에서 모습을 감춘 인기가수 하루나. 그런 그녀를 한 맹인 남자가 찾아온다.
그는 바로 하루나의 열성적인 팬이었던 누쿠이. 그녀가 은퇴한 후 집까지 찾아가나 누구한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는다란 말만 듣는다. 고민 끝에 누쿠이는 스스로 자신의 눈을 찌른다.

가을, 활활 타오를 듯 붉은 단풍
붉게 타오르는 단풍으로 뒤덮힌 산. 천천히 산길을 걷고 있는 마츠모토와 사와코.
매주 공원에 나타나는 히로에게 료코는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함께 도시락을 먹을 만큼 친해졌을 무렵, 히로를 노리고 있던 킬러가 공원에 나타난다. 토요일, 료코는 두 사람 분의 도시락을 무릎에 올려놓은 채 언제까지나 벤치에 앉아 있다.
바닷가로 이어진 길 위에 쓰러져 있는 누쿠이. 옆에는 하얀 지팡이와 하루나의 노래를 연주하던 하모니카가 떨어져 있다. 하루나는 혼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겨울, 정적에 쌓인 설산
민가의 정원에서 훔쳐온 일본 전통솜옷을 입고 눈길을 오르는 마츠모토와 사와코. 스키장 펜션에서 들려오는 파티의 환성에 즐거웠던 시절의 추억이 겹쳐진다.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자 마츠모토가 돌아본다. 사와코가 미소짓고 있다. 희고 가는 목에 걸린 천사 목걸이를 보여주는 사와코. 기억이 돌아온 건가? 마츠모토는 있는 힘껏 사와코를 껴안는다. 갑자기 펜션 종업원의 화난 목소리에 두 사람은 처마 밑에서 쫓겨난다. 손을 잡고 얼어붙은 눈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 앞에 갑자기 나타난 낭떠러지. 그들은 발길을 멈추고 그 때 발 밑의 눈이 무너져 내린다.



세상에 단 한 벌 뿐인 요지 야마모토의 도테라!

영화 [돌스]의 촬영 스태프들에게 사계를 카메라에 담기 위한 스케줄 조정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단풍, 장미, 눈, 벚꽃 등을 최고의 상태에서 찍기 위해 감독과 배우들의 바쁜 스케줄을 조정하여 확보하는 것은 자연과의 싸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태프들을 힘들게 한 또 하나의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바로 영화 상식을 초월한 요지 야마모토 세계와의 갈등이었다.

영화를 준비하던 스태프들은 의상 준비 단계부터 애를 먹어야 했다. 보통 의상의 경우, 각본의 이미지에 맞추어 의상부와 연출부가 상의하여 미리 의상들을 준비한다. 배우는 준비된 의상을 번갈아 입어보고 감독은 스태프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촬영에 쓰일 의상을 정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달랐다.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는 각본을 읽고 분라쿠의 매력에도 취해보고 배우 한 사람 한 사람 사전 면접을 거쳐서 그들의 분위기를 파악한 끝에, 단지 한 벌의 작품으로 승부한 것이다.

스태프들은 어떤 의상이 준비되었는지 알지 못했고 배우가 옷을 입고 촬영장에 등장하면 그때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가장 처음에 등장한 단풍 장면을 위한 사와코의 의상은 분라쿠 세계에서 영감을 얻은 독창적인 색과 디자인. 붉은색 사와코가 등장한 순간,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 전원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붉은 의상에 숨을 멈췄다. 그러나 곧 그 풍부한 이미지에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의상은 환상적인 화면 연출을 모색하고 있었던 촬영팀의 방향을 결정짓는 강력한 추진력이 되었다.

의상들 중 압권은 추베에와 우매카와의 '여정'과 오버랩 되는 '도테라(솜을 넣어 만든 일본 전통의상)'의 존재감이다. 시나리오에는 단지 '화려한 도테라가 걸려 있다'라고 한 줄로 묘사되어 있는데, 요지 야마모토의 작업은 에도 시대의 사료조사를 통해 고풍스러운 기모노의 문양을 재현하는 작업부터 시작되었다. 교토에서 옛날 그대로의 도테라를 만들 수 있는 장인을 찾아내어 4개월이라는 긴 시간과 섬세한 수작업을 거쳐서 완성한 도테라는, 이 세상에 단 한 벌 밖에 없는 오리지널 작품이다. 만일 분실사고가 발생해도 여벌은 없었다.

통상적인 촬영이라면 의상부와 연출부의 스태프들이 빌려온 의상을 관리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눈이 내리는 촬영현장의 경우, 요지 야마모토의 아틀리에에서 의상담당자가 한 벌당 한 명씩 동행한 것이다. 리허설에서 의상이 젖거나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수천으로 만든 도테라용 커버도 등장했다. 눈으로 젖을 경우를 대비하여 연출부에서는 이불 건조기까지 준비하여 본 촬영에 임했다. 소매부분까지 솜을 넣어 만든 도테라를 입은 칸노와 니시지마 두 배우는 '정말 따뜻했어요.'라고 말했지만, 그 무거운 도테라를 짊어지고 눈길을 오른 스태프들의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