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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우 (2004, Ice Rain)
한국 / 한국어 / 로맨스, 드라마12세관람가 / 2004년 01월 16일 개봉


출연: 이성재, 송승헌, 김하늘
감독: 김은숙
각본: 김은숙
촬영:
제작: 쿠앤필름
배급: 쇼박스
홍보: 쿠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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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84.41%

작품성  (7/10)
대중성  (6/10)
네티즌  (8/10)
[64명]  





사랑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

<빙우>는 광활하고 위태로운 설산에서 펼쳐지는 본격 산악 영화로 조난 당한 두 명의 산악대원이 펼치는 설산과의 사투를 그린 현재와 아스라한 사랑의 기억을 더듬는 과거가 공존하는 독특한 플롯의 영화다.



두 사람의 기억이 하나의 사랑을 완성한다

베이스 캠프. 2002년 11월 14일.

저 멀리 북 알프스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베이스캠프. 위험한 자태를 드러낸 오쿠호다카다케를 바라보는 중현의 표정에는 그리움과 비장함이 서려있다. 한참을 산에 오르지 않았던 그는 지금 북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하나하나 아로새기고 있다. 그날 밤 성공적인 정상탈환을 기원하며 술잔을 돌리는 5명의 산악대원, 중현, 친구 인수, 후배 명근, 건호, 그리고 우성. 희망에 들뜬 즐거운 술자리지만, 이따금 우성의 얼굴 위엔 쓸쓸함이 스쳐간다.

빙벽 중단부, 테라스. 2002년 11월 15일.

설레임과 함께 시작된 등반. 대원들은 힘차게 피켈을 박으며 산에 오른다. 험준한 빙하지대와 크레바스, 눈바람 치는 설사면, 가파른 얼음침니와 전진기지를 거치면서 하루가 가고 해발 800여 미터 빙벽에서 밤을 맞이한 대원들. 중현은 푸르스름한 달빛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있다. 같은 시각, 비박색에 몸을 묻고 북 알프스의 어둠을 응시하는 우성. 고즈넉한 밤하늘 아래 그들은 지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오쿠호다카다케 정상. 2002년 11월 16일.

다음날, 깎아지른 듯한 빙벽 위 대원들은 120도가 넘는 가파른 경사의 오버행과 마주하게 된다. 심호흡을 하며 커다란 고드름에 피켈을 박는 인수. 순간 피켈이 빠지며 얼음 덩어리들이 인수의 팔을 강타한다. 응급처치 후에도 그의 팔은 잔뜩 부어있고… 결국 의료 담당인 건호와 함께 인수는 도중하차를 결정한다. 이제 중현과 명근, 우성만이 정상 정복에의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마침내 험준한 칼날능선을 넘어 정상에 오른 세 명의 대원들. 유연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하얀 설원을 바라보며 정상탈환의 벅찬 가슴을 만끽한다. 산 아래 먹구름이 몰려드는 것도 모른 채…

능선. 2002년 11월 17일.

예기치 못한 기후변화를 감지한 대원들은 하산을 서두른다. 이때 그들을 밝히는 섬광. 낙뢰! 고함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 명근의 배낭 속 버너가 폭발한다. 동시에 붕 하고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명근의 몸. 우성을 지나쳐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한다. 곧 이어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우성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빠져버리는 스나그. 우성 역시 까마득한 설원 속으로 잠긴다. 순간 쩌억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는 눈처마가 중현을 덮친다. 끝도없이 추락하는 중현.

아이스폴지대. 2002년 11월 17일.

정적에 잠겨있는 북알프스. 우성은 숨을 토해내며 눈밭에서 힘겹게 일어난다. 대원들을 찾아 헤매지만 명근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눈구덩이 속에 파묻힌 중현을 어렵게 발견하는 우성. 그러나 중현의 다리는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심하게 접질러져 있다. 불안과 죽음의 공포가 우성을 덮쳐가고… 다행히 의식이 돌아온 중현은 오히려 고통을 참아내며 우성을 다독인다. 구조대는커녕 비상비품조차 기대할 수 없는 악천후. 설상가상으로 중현의 다리는 차츰 감각을 잃어간다. 서서히 단순사고를 넘어, 조난이라는 현실을 실감하는 중현과 우성. 마침내 두 사람은 잠들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한때 그들이 가슴 저리게 사랑했던, 결국 이곳 북 알프스로 그들을 인도한 한 여자와의 기억을

얼음동굴. 2002년 11월 18일.

흐려지는 시야 속으로 더욱 또렷해지는 그녀와의 추억. 우성은 순간 이상한 예감에 멈칫한다. 지금 중현과 우성을 지탱하고 있는 사랑의 기억이 경민으로 포개어지는 것. 채우지 못한 경민과의 사랑을 간직한 중현은 오랜 시간 그녀를 짝사랑하면서 지켜주던 이가 우성이었음을 확인한다. 우성 역시 자신은 가질 수 없었던 경민의 사랑이 중현이었음을 알게되고… 그들은 묘한 인연의 끈 앞에 고개를 떨군 채 한동안 말문을 잃는다. 순간 안쪽이 붕괴되며 빠른 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하는 얼음동굴. 중현과 우성의 시선이 안타깝게 교차하고 설산은 이내 그들을 삼켜버리려 한다.



<빙우> 제작일지

순제작비 : 45억원
2002년 8 ~ 9월 주연배우 및 스텝들의 산악훈련
2002년 9월 24일 지리산 천은사 안전기원 고사
2002년 9월 25일 크랭크인
2002년 9월 ~
2003년 2월 국내촬영
2003년 3월 6일 캐나다 로케이션 촬영 시작
2003년 4월 11일 캐나다 로케이션 촬영 종료
2003년 5월 국내 세트촬영
2003년 5월 30일 수원 KBS 드라마세트 특수촬영장 크랭크업
2003년 6월 ~ 10월 후반작업
2003년 10월 개봉예정


국내최초의 산악영화, 그 산을 넘는다 산악영화 <빙우>

<빙우>는 산악영화다. 산이 공간적 배경에서, 산악인들인 극중인물이, 산을 통해 무언가를 얻고 또 잃는. 산이라는 존재가 주는 본능적인 경외감과 스펙터클, 그리고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도전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 <빙우>를 이루는 가장 큰 줄기이다.

끝없이 펼쳐진 눈부신 설원과 바닥을 헤아릴 수 없는 거대한 크레바스, 바라만 보아도 아찔한 빙벽. 그 위에서 가느다란 로프 한 줄, 피켈 하나에 몸을 의지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는 긴박한 순간들… “단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오른다”란 조지 말로리(George Mallory, 192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실종)의 말처럼 <빙우>의 인물들은 혹독한 추위와 위험에 맞서 빙벽을 오르고 또 오른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긴장감마저도, 그들에겐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희열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조난이 닥친다. 인간의 미약함을 비웃듯 거대한 힘을 과시하는 자연 앞에서 그들은 죽음의 공포를 직면하고. 극한상황에 내몰린 그들은 갈등하면서도 서로를 의지하고 위로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모든 것을 용서하고 용서받는 그들. 결국 영화 <빙우>의 산은 단순한 도전의 대상을 넘어 용서와 화해, 나아가 상처를 치유받는 정화의 공간이다.

웅장한 스펙터클과 숨막히는 서스펜스, 자연에 맞서는 인간들 사이의 갈등과 화해. 그 화려한 매력을 알면서도, 한국에서는 한번도 시도되지 못했던 산악영화. 헐리우드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그 거대한 산을 국내최초의 산악영화 <빙우>가 지금 넘어선다.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캐나다 록키 산맥을 로케이션 장소로 선책, 경험 많은 현지 스탭들의 기술력을 확보하였고, 세계 정상급 산악인인 정승권씨가 시나리오 감수에서 배우들의 등반훈련, 촬영 과정 전반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참여하며 사실감 높은 산악장면을 책임진다.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이 담긴 <빙우>의 산악 장면은 이후 미니어쳐 촬영, 컴퓨터 그래픽 등과 정교하게 결합되어 박진감 넘치는 영상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두 사람의 기억이 하나의 사랑을 완성한다 멜로영화 <빙우>

<빙우>는 멜로영화다. 지금껏 보아왔던 그 어떤 멜로영화와도 다른, 새로운 구조와 색깔을 가진. 죽음이 다가오는 현재의 산에서, 인물들의 회상을 통해 하나둘씩 펼쳐지는 과거의 사랑. 현재와 과거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보여지는 두 빛깔의 사랑이 조각처럼 맞물려 마침내 하나의 멜로로 완성된다.

산에서의 절박한 순간순간마다, 가슴 속에 각인된 그녀에 대한 아름답고 시린 추회(追懷) 속으로 빠져드는 두 명의 산악대원. 그들은 함께 조난을 당해 얼음동굴로 피신하기 전까지,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사랑을 조금씩 드러내기 전까지 각자의 기억 속에서 안타깝게 스쳐간다. 이미 결혼한 처지였기에 그녀를 마음껏 사랑할 수 없었던 남자와,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기에 사랑을 삭일 수 밖에 없었던 남자. 허락되지 않은 격정적인 사랑과 쓸쓸한 외사랑은 정 반대의 지점에 위치한 것이지만, 두 사람을 이상하리만치 닮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기억이, 사랑이 조각조각 맞추어져가면서 드러나는 한 명의 여자. 두 사람의 그리움이 한 여자를 향해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지나간 사랑은 살을 에는 차가운 바람만큼 그들의 마음을 시리게 하는데…

두 사람의 기억을 통해 완성된 세 사람 사이의 엇갈린 사랑. 그것은 그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산에서의 관계와 감정까지도 좌우하기에 더욱 안타깝고 절실하다. 그녀를 추억하기 위해, 혹은 그녀를 잊기 위해 오른 산에서 그녀의 남자를 만난다면… 영화 <빙우>의 플롯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고도 정교한 구조를 갖고 있다.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그녀와 재회한 두 명의 산악대원.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맺힌 눈꽃같이 맑은 사랑. 현재와 과거, 그리고 산과 도시의 절묘한 조화로 <빙우>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새로운 멜로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