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클럽

-현재는 과거의 자화상-

-아줌마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일반적으로 어머님들께서 보통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말씀하신다.
"공부 좀 해라! TV는 그만 보고... 저게 뭐 좋다고 그렇게 따라하냐, 집에 일찍일찍 들어와라, 정신 못차리고 있지, 옷은 얌전한 것으로 입고, 클랙식 좀 들어, 머리염색은 그만하고...."
어쩌면 지금 나열한 것 이외에도 더 많은 잔소리와 참견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아머님들도 분명 지금의 아이들과 같은 시절이 존재했음에는 부정할 수 가 없다.

영화 '와일드 클럽'은 바로 그런 아줌마들에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모습에 대한 미래의 설계를 코믹하면서도 공감대 있게 그려내고 있다. 도어즈의 리더 짐모리슨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 것도, 남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것도 옛날이야기다.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수제트가 단짝 친구이지만 이제는 비니라는 이름이 아닌 라비니아로 바꾸고 변호사의 조신한 아내로 두딸의 엄격한 엄마로 분장한 현모양처 친구의 숨은 진실을 끄집어 낸다는 해프닝을 가볍지만 의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와일드 클럽' 언론시사회가 있던 날 같은 시간에 주인공 골디 혼의 다른 작품 '타운 앤 컨트리' 시사회를 가졌다. 필자는 그날 '와일드 클럽'을 포기했다. 그리고 한달 후 개봉관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와일드 클럽'이 돈을 주고 관람해도 아깝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타운 앤 컨트리'가 개봉관을 정하지 못하는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었다.

영화 '타운 앤 컨트리'언급은 새해에 다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와일드 클럽'으로 돌아와서 이 영화의 매력은 어쩌면 아주머니들의 진실한 모습을 표현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와 더불어 헐리웃을 대표하는 여배우인 골디혼과 수잔서랜든의 연기력일 것이다. 배우 골디혼은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58살이다. 필자의 어머님 나이보다 2살이 더 많은 골디혼의 모습을 보면 믿어지지가 않는다. 아직도 30대와 같은 그의 모습, 정말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그녀를 '철부지 아가씨 아줌마'라 부르고 싶다.

그녀의 친구역을 맡고 있는 수잔서랜든은 자타가 인정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이번작품과 약간 비슷한 포맷을 뛰고 있는 로드무비 '델마와 루이스'에서도 지나데이비스와 열연한바 있다. 해리역을 맡은 제프리 러쉬는 전작 '샤인'이나 '퀼스'등에서 보여지는 무겁고 깊이있는 연기와는 달리 약간의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필자는 배우 제프리 러쉬를 보면 게리올드만이라는 배우와 참으로 비슷하다라는 생각을 종종한다. 아마도 둘다 개성이 강한 심리연기에 일인자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감독은 톰크루즈 주연의 '파 앤 어웨이'의 각본을 쓴 밥 돌먼의 감독 데뷔작이다. 영화 '와일드 클럽'은 2002년 9월 20일 미국 개봉 주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영화다. 특수효과나 반전이 있지도 않은 드라마 형식의 평범한 이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아마도 모든 나라의 아줌마들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조조로 본 그 극장에서도 40-50대 아주머니들이 혼자서 영화를 보러 오신 경우가 많았다. 언제부턴가 남자, 여자, 그리고 아줌마로 분리되는 제3의 성으로 일컬어지는 그녀들을 영화속에서 과거속에 추억과 낭만, 희망을 찾아준다. 거기서는 또 다른 자유도 포함되어 지고 있다.

이제 극장개봉이 끝나고 2003년 비디오와 DVD로 출시되는 이 영화 속의 OST또한 만만치 않은 락의 명곡들로 들어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비니의 딸이 졸업식에서 대표로 연설문을 읽는 대목에서 나름대로 이 영화가 꼭 아줌마들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40-50대 중장년층을 비롯해서 젊은이와 노년층에게도 다 접목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굴레와 억압의 통로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찾는 것만이 우리의 진실이며 그것이 진정한 삶의 목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의 한해도 다 지나간다. 2003년에는 좀 더 진정한 자유를 찾는 모습을 내안에서 발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