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앤드 킹

애나 앤드 킹 (1999, Anna and the King)
미국 / 영어 / 드라마, 로맨스 / 147분	15세관람가 / 1999년 12월 31일 개봉

출연: 조디 포스터, 주윤발, 링 바이
감독: 앤디 테난트
각본: 스티브 미어슨, 피터 크리크스
촬영: 칼렙 데샤넬
제작: 20세기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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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

58.75%

작품성	(6/10)

네티즌	(8/10)

태국을 무대로, 율 브린너와 데보라 카가 주연한 로저스와 해머슈타인의 유명한 뮤지컬 <왕과 나>의 리메이크 작품. 개런티 1500만 달러를 받은 조디 포스터는 19세기 타이의 전제군주 몽쿠트의 자녀들을 위한 가정교사로 고용된 앤 역을 맡았으며, 왕 역에는 주윤발이 캐스팅되어 이색적이다. 아카데미 미술, 의상상 등 2개 부문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수상은 없다.

주윤발이 연기하는 뭉큿 왕(King Mongkut)은 태국의 모체가 되는 샴을 성장시킨 위대한 군주로, 그의 아버지는 38명 처와 72명의 자식을 거느린 대군주였다. 뭉쿳은 그 중 두번째 황태자로, 그의 나이 20세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첫번째 황태자였던 제타가 왕위에 올랐고, 제타가 즉위한 27년 동안 그는 수도사의 삶을 살았다. 1851년 제타가 죽자 47세의 나이에 왕에 즉위,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누구보다 열성을 보였던 그는 1868년, 64세 생일에 사망한다. 한편, 19세기말 남편을 잃은 애나 레오노웨스(Anna Leonowens)는 샴 왕국의 가정 교사로 초빙되었는데,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샴에서 국왕을 똑바로 쳐다본 유일한 여성이었으며, 그와 함께 춤을 추고 애틋한 로맨스를 나눴던 여성으로 기록된다. 58명이나 되는 뭉큿 왕의 아이들을 모두 교육시켰고, 샴을 떠나온 후엔 캐나다에서 여성의 첨정권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위해 투쟁했다. 하지만 영화는 적당한 윤색이 곁들어진 '절반의 소설'이나 다름없는데, 뭉큿왕이 영화 속 주윤발처럼 그렇게 젊지도 않았으며, 애나 역시 조디 포스터만큼 뛰어난 미인이 아니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전쟁씬은 완전한 가상 스토리이며, 뛰어난 지성을 소유한 영국 여인 애나가 샴과 뭉큿 왕을 살렸다는 교훈은, 서양인들의 오만함에서 빚어진 어설픈 설정이라는 지적이다.

1860년대 영국에서 미지의 왕국 샴(태국)으로 건너온 안나 레오노웨스(Anna Leonowens)의 이야기를 다룬 과거 <왕과 나>에서 율 브리너가 데보라 카와 흥겹게 춤출 때 나온 노래 "Shall We Dance?"는 나중에 일본의 수오 마사유키의 <쉘 위 댄스>에 쓰일 만큼 인상깊은 명곡이었다. 이번 리메이크 작품은 태국에서 로케하였는데, 영화의 내용에 불만을 품은 태국 당국은 태국내에서의 촬영을 금지하여 말레이지아에서 촬영되었다. 56년 제작된 율 브리너 작품은 아직까지도 태국에서 상영 금지된 상태다. 태국 영화 검열 당국은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본 후 통과를 거부하였다. 영화에서 주윤발이 연기한 태국 왕이 칼을 뽑는 장면이 마치 중국 고대 검객같은 모양이라 태국왕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한 것. 또 영화포스터에서도 조디 포스터의 이름이 태국 왕의 인장 위에 표기되어 있는 등 국왕의 권위를 훼손시켰다고 판단하여, 아직도 국왕의 권위가 상당한 수준인 태국은 이 영화 예고편의 상영과 포스터 배포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미국 개봉시 평은 긍정적이다. 토론토 스타의 피터 하웰은 이 새 버전에 대하여 "똑같은 오래된 이야기를 찬란한 색체와 각색을 통하여 권위, 인종, 성차별에 대한 관심으로 끌어올렸다. 19세기의 문화충돌이 21세기 관객에게도 통할 것인가? 일단은 '예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화려한 의상과 함께 뛰어난 주윤발의 연기 때문이다"라고 평했고,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웅장하면서 이국적인 장대한 서사시"로 이 영화를 부르면서 "이를 지탱하는 것은 화려한 무대장치와 눈이 돌아가는 구경거리, 사치스러운 의상, 역사적인 주제, 기타 등등이다"라고 호평을 보냈다. 또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이 영화를 가리켜 "전작에 비하여 더 넓고 깊고, 꽉찬 캔바스에 그렸다"고 칭찬했다.

프랑스 개봉시 리베라시옹의 디디에 뻬롱은 "조디 포스터와 주윤발은 19세기 타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대서사시를 완성했다"라고 호평했지만 액스프레스의 소피 그라신은 "지극히 허리우드적 결말"에 대해 혹평했고, 르 뿌엥의 프랑수와-기욤 로랭도 "앵글로 색슨족의 우월감과 식민사관적 시각으로 접근한 이 영화는 레드카드 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