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오어 얼라이브

데드 오어 얼라이브 (1999, Dead or Alive)
일본 / 일본어 / 액션 / 105분

감독: 미이케 다카시
각본: 미이케 다카시
촬영:

작품성	(7/10)

네티즌	(0/10)

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상영작

95년 <신주쿠 흑사회>로 데뷰한 이래 7년간 무려 15편 이상의 영화를 찍은 다산의 작가 '미이케 다카시'는 '기타노 다케시'에 이어 일본영화를 이끌어갈 포스트 기타노의 첫 번째 이름으로 불리워질 감독이다. 한 해에 적어도 두 편에서 너댓 편에 이르는 영화를 찍는 이 작가는 아마 현재 일본에서 가장 왕성한 창조력을 자랑하는 시네아스트일 것이다. 완성도를 개의치 않고 영화를 찍고 그 속에 기이한 작가적 인장을 찍는 '미이케 다카시'의 작품들은 경제적인 방식 안에서 극단적인 상태를 즐기며 그 표면을 계속해서 '망가'영화와의 유사점 안에 놓아둔다. 선험적 장르는 어느 순간 황당하고 신랄한 유머로 파열한다. 감정은 분출하고 웃음은 발작적이며 멜랑콜리한 과잉의 정서는 항상 초과 직전이고, 모두를 아울러 영화는 매번 아슬아슬한 비등점을 향해 달려간다.

경제성과 극단성, 망가적 표면, 그안에서 종종 초과직전의 상태로 빠져드는 정서의 과잉, 이 모두를 아울러 가장 '미이케 다카시'적 영화라 이름붙일 만한 그의 99년 영화 <데드 오어 얼라이브>는 그 모든 특별한 감식안과 함께 그 어느 때보다도 자유롭게 라이브 록 연주를 하듯이 이루어졌다. 영화가 시작하고 10분간 휘몰아치듯 광란의 연주가 시작된다. 벌거벗은 여자는 양손에 일파운드는 족히 될 코카인을 들고 도로로 뛰어들고, 어린 소년과 한참 화장실에서 성교 중인 게이 중년 남자는 살인자에게 목구멍이 찢겨 발겨지고, 갱 리더는 마약에 절어 숨을 헐떡이며 총구를 겨누고, 중국인 마피아 보스는 배에 총구멍이 뚫려 창자가 국수가닥처럼 흘러 내린다. 세상은 폭주하고, 어디에도 정상은 없다. 이윽고 집없는 자들의 상실과 패배와 고통과 죽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중국계 마피아 '류이치'와 그 일당들은 대만으로부터 오는 마약 밀매 루트를 손에 넣음으로써 신주쿠 암흑가 내부에 자신들의 위치를 다지려고 한다. 한편 암흑가의 새로운 재편을 냄새맡은 형사 '조지마'는 끈질기게 이들을 뛰쫓는다. 쫓고 쫓기는 고야이와 쥐의 우화가 새롬게 환골탈태한다. 대학에 다니는 '류이치'의 동생은 자신의 형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돈을 번다는 것을 알고 그로부터 멀어진다. 박봉의 형사는 불치병에 걸린 딸의 수술비를 대지 못한다. 부패와 타락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로 환각적 명상이 끼어든다. 그리고 그들 모두 돌아갈 집을 갖고 있지 못하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는 지나치게 부조리하고, 지나치게 메랑콜리하며, 자나치게 장르적이고, 지나치게 비극적이다. 과잉과 분출이야말로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 문법이다. '미이케 다카시'는 이 모든 과잉들을 끌고 들어와 폐쇄공포의 일본을 한순간 폭발시켜 버린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는 매우 위험하며 그만큼 매혹적인 세계의 종말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