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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2002, Taekwon Girl)
한국 / 한국어 / 코미디 / 95분 18세관람가 / 2002년 12월 06일 개봉


출연: 공효진, 조은지, 최광일
감독: 이무영
각본: 박찬욱, 이무영
촬영: 고수복
제작: 에그필름
배급: 뉴라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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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5/10)
대중성  (6/10)
네티즌  (8/10)
[13명]  





제목이 너무 길어 화나는 영화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는 너무도 통속적인 이야기이다. 부와 명예를 지녔으나 매사에 소심하며 마누라를 잘못 만나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삶을 겪게 되는 남편과 진실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철없는 아내, 그리고 이들 사이에 끼어 들어 일을 꼬이게 만들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태권소녀는 우리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인간들이다.
몇 년 전 나는 어느 유명 연예인의 이혼소동을 접하며 이 얘기를 구상했다. 그는 평범한 외모를 지녔지만 부와 명예를 바탕으로 나이 어린 미모의 여성과 결혼한다. 하지만 허영으로 가득 찬 부인의 외도로 곧 파경을 맞는다. 이 상투적인 이야기를 접하며 모든 사람들이 그를 불쌍히 여겼고, 그녀를 욕했다. 하지만 나는 문득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도 피해자일 수도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육체적, 정신적 매력이 아니라 부와 명예에 바탕을 둔 배경 때문에 볼품없는 남자와 살아야만 했던 여자의 생활도 꽤 힘들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두 사람 모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어차피 인간들은 사랑이라는 명목 하에 만나고 서로의 몸을 취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괴물 속에 담긴 질투와 이기심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가.
세계 곳곳에 일부다처가 이직도 인정되는 곳도 많은데 부인이 둘 이상의 파트너를 취하면 안 되는 것일까? 아니면 다부다처는 어떨까? 아니다. 차라리 결혼이란 제도가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 나도 결혼한 몸이지만 항상 정조를 지키려 애써야만 하는 내 자신이 정말 싫을 때가 있다. 만약 이미 부부의 됐다면 어차피 사랑이 모자란 세상인데, 그 관계가 조금 불안정하다 하더라도 조금씩의 양보를 통해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어차피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면 내 상대가 그 시간을 이용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을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에서 질투심만을 삭제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나는 철없는 아내, 파란만장한 남편, 태권소녀 이 세 사람이 서로 조금씩 양보함으로 같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남이 나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조금씩 희생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물론 그렇게 좋은 세상은 우리 주위에 없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나마 그런 세상을 보고 싶은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은희와 금숙

금숙과 은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둘도 없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예쁜 외모 때문에 어려서부터 잦은 찝적거림을 당해야 했던 은희에게 금숙은 친구이기 이전에 정말로 필요한 존재였다. 금숙은 태권도 대회를 모두 휩쓸 정도로 강한 태권소녀였기 때문이다. 모든 사건은 은희로부터 시작되는데, 그 사건의 해결은 금숙이 도맡아 한다. 동네 양아치들과 시비가 붙는 것은 물론 선생님과 사랑을 나눠 비극적인 결말을 낳는 등, 황당한 사고방식과 사치스러운 생활은 둘도 없는 친구인 금숙을 교도소에 두 번이나 갔다오게 할 만큼 도를 넘어서는데...

철없는 아내, 파란만장한 남편을 만나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아이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 은희의 옆에서 힘이 되어준 사람은 인기 코미디언 오두찬! 오두찬은 은희의 아름다운 외모에 반했고, 은희는 그의 따뜻한 마음에도 반했지만 그보다는 수입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에 반해 결혼에 이르게 된다. 교도소에서 나온 금숙에게 남은 것은 절친한 친구 은희가 결혼했다는 소식 뿐이었다.

태권소녀!! 이상한 삼각관계의 선을 완성시키다!!

출소 후에 태권도장을 갖게 된 금숙! 어린 아이들을 열심히 지도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은희와의 우정은 조금도 변치 않은 채... 그러나 남편에게 이혼당할 처지에 몰린 은희의 제안으로 태권소녀와 파란만장한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이상한 삼각관계의 마지막 선을 맺게 되는데...



충남의 하늘에는 해가 있다???

첫 촬영이 있던 날, 전 스텝들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세트가 하늘이었기 때문이다. 총천연색 하늘과 타오르는 태양을 찍어야만 하는 스텝들로서는 서울의 오염된 공기와 흐린 날씨로는 그것이 도저히 무리임을 알았다. 모든 스텝들은 충남의 하늘에는 해가 있을 거라 굳게 믿고 대전으로 떠났다. 그러나 대천에서의 촬영도 만만치 않았다. 날씨는 계속 흐렸고, 다시 대천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역시 충남의 하늘에는 해가 있었다. 그러나 다음날 계속 되어야 할 촬영에는 때아닌 안개로 다시금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결국 무창포와 대천 해수욕장을 오가며 촬영을 했지만 시도 때도 없이 급습하는 안개 때문에 결국 철수하고야 말았다. 충남의 하늘에는 해는 있었다. 근데 안개도 참 많았다.

이무영 감독님의 행방불명

목욕탕의 수증기를 원두커피 연기로 대체하던 날, 온 스텝들이 커피 냄새만 맡아도 속이 메스껍다며 비명을 지르던 날 한밤의 TV 연예에서는 난리가 났었다. 새벽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시던 감독님이 집에까지 모신다는 것을 극구 사양하며 버스를 타신 것이다. 다들 고생했는데 나까지 고생시키긴 싫다는 이무영 감독. 그러나 22시간의 촬영에 무리가 따랐던지 이무영 감독은 새벽 6시에 탄 버스에서 낮 2시까지 완전히 잠들어 버린 것이다. 결국 한밤에서는 연락이 두절된 이무영 감독 때문에 엄청난 소동이 벌어졌지만 밤 방송에서 이무영 감독은 여전히 호탕한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섰다.

영화 사상 전무후무한 사건. 주연배우 이동 차 밀다!

움직이는 최광일씨를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찍어야 하는 촬영에서, 포커스 맞추는 것이 어려워 계속 컷 사인이 나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 최광일씨가 직접 이동차를 밀면서 움직이는 것이다. 결국 만족스러운 오케이 싸인이 나긴 했지만 최광일씨의 고충은 대단했다. 이동차를 밀면서 태연한 표정연기를 했어 하는 심정... 요즘은 축구선수 뿐 아니라 배우도 멀티 플레이어 시대?

태권도의 태자도 모르는 공효진?

태권소녀가 드디어 태권도 실력을 보이던 날, 수많은 엑스트라들의 귀엽고 쨍쨍한 응원과 함께 태권도복이 잘 어울리는 공효진이 등장했다. [화산고]를 비롯해 그동안 터프한 역만 맡아서 스텝들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지만 사실 공효진은 태어나서 태권도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된 촬영... 스텝들은 공효진을 내숭과 거짓말로 무장한 태권소녀라 했다. 공효진은 정말 태권도의 태자도 모른다고 했지만 그녀가 보인 연기는 이미 태권도 고수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녹스? 웁스!

안마사의 집을 터는 장면을 찍어야 하는 날. 가장 중요한 배우는 바로 녹스이다. 안마사의 맹도견 녹스는 오늘따라 계속된 명연기를 펼치고 있다. 이미 첫 번째 촬영에서 꽤 말썽을 부렸던 터인데, 이날만큼은 완벽한 연기를 소화해내는 녹스가 스텝들에게는 너무 사랑스러워 보였다. 스텝들은 하나같이 녹스의 명연기를 칭찬하며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과자도 주고 그랬다. 이게 화근이었다. 과자를 먹던 녹스는 연기는 제쳐두고 바닥에 떨어진 과자 주워먹기에 여념이 없었다. 결국 벌렁 누워 바닥핥기에 들어간 녹스... 애물단지 녹스 때문에 촬영은 무진장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은빛... 오 은빛...

[철없는 아내...]에는 여러 스타급 조연들이 나와서 연기를 펼친다. 김승현, 김기현, 유혜리... 그러나 누구보다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은빛이다. 은빛은 이 영화에서 유일한 1인 다역을 맡았는데, 그것도 완전히 다른 역할이다. 은빛은 공효진과 조은지의 담임선생님으로 나오지만 후반부에서는 창녀로 변해 특유한 섹시한 매력을 발산한다.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은빛... 그녀의 연기는 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