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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비연수 (2000, The Legend of Gingko)
한국 / 한국어 / 액션, 로맨스, 무협, 환타지 / 117분 15세관람가 / 2000년 11월 11일 개봉


출연: 최진실, 김윤진, 김석훈
감독: 박제현
각본:
촬영: 김영철
제작: 강제규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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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6/10)
네티즌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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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비연수> 불안한 흥행성공 (5/10)

글: 양유창
2000년 11월 14일

조회: 4039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전부터 이렇게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있을까? <단적비연수> 첫 시사회날, 극장은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신문과 TV는 이 영화에 대한 논평으로 문화면을 채웠다. 대부분의 반응은, 영화가 별로라는 것. 하지만 흥행은 두고봐야 알겠다는 것.

강제규필름은 <쉬리>의 대박 이후 만들어진 신생 영화사다. 하지만 신생 영화사라고 하기에는 한국 영화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만만치 않다. KTB라는 벤처캐피탈로부터 50여억원을 투자받았고, 영화사로는 드물게 코스닥 등록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또, 일본에 개봉한 <쉬리>를 통해 강제규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인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강제규필름의 두 번째 작품인 <단적비연수>는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목이 집중된 영화였다. 2000년 여름 개봉을 준비하다가 완성도 문제로 개봉이 미루어졌고, 급기야 겨울까지 밀려왔다. 동경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된 이후 시간에 쫓겨 영화를 완성했다. 주연배우들의 스케줄 문제로 한동안 촬영이 지연되었고, 또 박제현 감독의 까탈스러움은 소품 하나라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으면 하루에 한 컷도 찍지 못하는 그런 요란스러움이었다는 말이 촬영지인 제주도로부터 전해졌다. 그때 필자를 포함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디 두고보자였다. 강제규 대표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테마파크를 아우르는 가히 '주라기 공원' 같은 '단적비연수' 구상을 내놓았고, 이런 교과서적인 엔터테인먼트 정신에 매스컴은 흥분했다.

결과는? 일단 흥행면으로 본다면 그리 나쁘지 않다. 아니, 최고다. 개봉 첫 날, <공동경비구역 JSA>가 가지고 있던 기록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왠지 불안하다. 정작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에게서는 아무런 반응도 느낄 수 없다. 흥행이 과연 계속될까? <쉬리>와 <은행나무 침대>가 50점을 기대했던 영화가 120점을 받은 경우라면, <단적비연수>는 본래부터 100점을 노리고 만든 영화가 생각보다 안나온 경우이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말이다.

영화를 보면, 그런 의문은 한층 더 증폭된다. 배우들이 열심히 연기를 하는 것 같지만, 도대체 누구에게도 감정이입 할 수 없다. 이거 예술영화인가? 40억 들여 만든 상업영화에서 주인공에 동화되지 못한다는 건 큰 실패다. <은행나무 침대>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는 어디에 있으며, 부족시대의 환타지는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은행나무는 대체 왜 등장하는 걸까? 단지 <은행나무 침대>의 속편임을 알리기 위해서?

단(김석훈)-적(설경구)-비(최진실)-연(김윤진)이 등장해서 사각관계를 이룬다. '비'는 매족의 족장 '수'(이미숙)의 딸로 태어났지만, 천검을 얻기 위해 제물에 바쳐질 운명이다. 운명을 거스르려는 '단'과 '적'은 사랑으로 비를 감싸려 한다. 한편 '적'을 사랑하는 '연'은 사랑보다는 부족의 운명이 우선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 사랑을 잘 표현해주지 못하고 있다. '연'이 왜 그토록 '적'을 사랑하는지, '적'이 친구를 배신하기까지의 갈등의 과정, 화산족과 매족이 어떤 관계인지 등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난삽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시대를 다루는 이런 영화에서는 특히 첫 호흡이 중요한데,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묘사가 너무 기능적이라 관객들은 여기서 아무런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 단지 이렇게 커왔다는 정보들만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CG와 특수효과 등은 어떤가? 확실한 건 기대 이하라는 것이다. <어비스>처럼 물기둥 같은 게 솟아오르는 것이나 헐리우드 B급 영화나 홍콩영화에서 자주 보던 천검을 간직한 원형의 돌은 별로 신기한 게 아니다. 뭔가 더 확실한 볼거리라도 있어야 했다. 그저 <쉬리>처럼 카메라만 이리저리 흔들어댄다고 다 재밌는 액션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쉬리>에 이어 또 사랑하는 사람을 쏘아야 하는 김윤진의 그 애처로운 표정이 너무 안타깝다. <은행나무 침대>가 높이 평가받았던 것은 어떤 한국적인 감수성이 녹아 있었기 때문인데, 그보다 돈을 수배는 더 들인 이 영화에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다.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나오는 그들이 현대적인 사랑을 나누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은 그냥 오케스트라다. <은행나무 침대>와 이 영화를 연결시켜주는 것은 '환생'이라는 아주 동양적인 개념인데, 그걸 받쳐줄 만한 신비로움도 없다.

강제규 대표는 <은행나무 침대> 이후, 제대로 된 환타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일단 첫 작품은 실패다. 시리즈가 계속될까? 전적으로 <단적비연수>의 흥행 결과에 달려 있다. 배급사측에서는 겨울방학 시즌까지는 계속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개봉 첫 주에 몰아치기는 일단 성공이다. 하지만, 장기 흥행 여부는 평일 스코어에 달려 있다. 왠지 불안하다. 환생을 모티브로 한 속편들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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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보나 비디오로 보나 여전히 실망스럽다 안향숙 (200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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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적비연수> 불안한 흥행성공 - 양유창 (200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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