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미 없다

사실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가 좋아하지 않는가는 수많은 변수를 가지고 있고, 취향문제이기 때문에 섣부르게 말할 수 없지만 이 영화는 '내게' 정말 재미없는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문제는 이 재미없는 영화가 수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수많은 아이들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의 원작을 책으로 읽어보지 않은 나로써는 단지 영화만을 놓고 볼 수 밖에 없는데 이렇게 볼 때 해리포트는 꽤나 많은 결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본 사이트 칼럼리스트 양유창님이 지적한대로 이 영화는 결정적 장면에서 늘 '우연한' 도움을 통해서 위기가 해결된다. 정말로 놀라운 일은 이런 일이 한두번 이뤄지는게 아니다. 스포일러성이 강해서 차마 말 못하겠지만 본 사람들은 꽤나 황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결말부에 등장하는 결정적 적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약하다. 그때 등장하는 해리포터의 기지또한 '기지'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단순'하며 '우연'적이다. 이 영화는 아무리 원작이 그러했더래도 스토리를 수정했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 계속적인 우연성으로 인해 영화는 곳곳에서 '단절'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단절'을 통해 '어이없음'이 유발되기에 할머니에게 듣는 옛날 이야기보다 논리성이 떨어진다.(곳감을 무서워한 호랑이도 이유는 있었다.)

2. 캐릭터가 변하지 않는다

변한다 변한다 이야기를 하지만 해리는 해리고 론은 론이고 헤르미온느는 헤르미온느다. 이 영화는 기본적을 성장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전혀 성장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해리는 정말 단지 상처 하나 때문에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건 아직도 헤르미온느가 왕따 비스무레한 것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그녀의 출중한 외모와 엄청난 마법실력, 그리고 해리보다 뛰어난 기지를 볼 때 그녀가 왕따당하는 캐릭터로 나올 이유는 하나도 없다. 부모가 머글이라는 이유? 해리의 부모도 머글이다.

전반적으로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은 성장영화가 아니라 단막극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주는 잘짜여진 화면이라는 것이 극에 어떤 효과를 주기는 커녕 해피한 결말을 꿈꾸게 된다.

3. 그렇다면

이 영화가 계속 시리즈로 만들어진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점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단막극과 성장영화는 전혀 맞지 않는 짝이다. 단막극이 한 영화로 완결이 되어야하는 형식상 제약이 있다면 성장영화는 시리즈로 보여질때 그 시리즈의 완결로 향하는 일정한 단계가 있어야한다. 물론 작가도 그정도의 장치는 했다. 그렇지만 그 장치라는 것이 마지막 결론부에 캐릭터의 직접 구술로 이뤄진다는 것 역시 취약점이다. 그건 '설명'이지 '묘사'가 아니였다.

정치적인 차원까지는 언급하지 않겠으나 해리포터는 여러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단지 스펙타클 한가지와 캐릭터의 친근성, 원작의 성공만을 놓고 이 시리즈를 계속한다면 분명 망하는 시리즈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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