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알프레드 히치콕에 대한 오마주는 끊임없이 바쳐져 왔다. 간간이 창조적 기지로, 경배 드리는 것을 잊지 않은 브라이언 드 팔마로부터 최근, 구스 반 산트의 <싸이코>(이것은 원작의 영혼은 증발시킨 채 똑같이 카피만 해놨다)에 이르기까지, 히치콕은 서스펜스·스릴러를 사랑하는 후배들로부터 절대로 다다를 수 없는 존재, 마땅한 존경의 대상으로서 모셔져 왔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 경배다운 경배를 바치지는 못했다.

여기 또 한 편의 영화가 히치콕에 인사를 드리고 있다. 스페인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는 <커먼웰스>를 히치콕에 자신있게 바쳤고 그것은 이제까지 보지 못한 제대로 된 선물이었기에, 망자의 감독은 이를 감사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글레시아는 그가 이전부터 즐겨 다루던 서스펜스와 스릴러에 역시, 그만의 퀴퀴하고 음산하고 눅눅한 분위기를 <커먼 웰스>에 깐다. 물론 이 안엔 결코 끼여들지 못할 것 같은 유머도 진득하니 스며들어 있음은 물론이다.(특히, <스타워즈>와 <매트릭스> 그리고 히치콕 영화의 대중코드들이 패러디 되는 마지막 추격장면은 히치콕에 바치는 최고의 경배이자 감독의 기지가 폭발하는 위대한 장면의 연속으로 흥분의 도가니를 만든다)

그래서 복권당첨금 3백만 달러를 차지하기 위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피도 살인도 주저 없이 저지르며 광분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물욕의 현장 <커먼웰스>를 보고있자면, 긴장과 이완의 반복운동이 원활히 진행되며, 한편으론 사회를 비판하는 감독의 시선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커먼웰스>는 이글레시아 감독만의 이러한 재기 넘치는 장기와 히치콕에 바치는 서스펜스와 스릴러를 잘 조화시켜내, 이전보다 한층 성숙해진 영화미학을 자랑함과 동시에 히치콕 에 최고의 오마쥬를 헌정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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