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프랑스 치하의 사이공을 배경으로 혼자 힘으로 고무 농장을 세운 여인과 그녀의 양녀로 들어온 끼밀로, 그리고 프랑스 해군 장교 이 세 사람이 겪는 삼각 관계를 중심으로 격동기의 역사를 큰 스케일로 그린 작품. 마치 푸치니의 <나비 부인>과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며, 까뜨린느 드뉘브가 오랜 만에 매혹적인 모습을 보인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영화나 차가운 갱 영화를 장기로 하던 프랑스 영화가 상당한 대작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퐁네프의 연인들>, <연인>에 이어서 3번째 프랑스 대작 영화가 되었다. 베트남 현지 촬영이 큰 화제를 일으켰다.
원작은 2시간 34분짜리 필름이었으나 국내 극장에서는 2시간 20분으로 축소 상영되었다. 영화 상영시간이 긴 관계로 영화사에서는 관객이 지루해할까봐 초반 부분(프랑스 장교가 위장된 아편배를 불사르는 과정)을 삭제하여 상영했으나 후에 다시 덧붙였다. 공윤의 심의에서 걸린 부분은 없었으나 시간이라는 자체심의로 15분가량 삭제된 것. 여기에는 냉혹한 성격의 농장여주인 까뜨린느 드느브에게 쫒겨난 일꾼(지배인 부인)이 카페에서 신세한탄적 노래를 부르는 장면 등이 있다.
엘리안느 데브리(Eliane Devries: 까뜨린느 드뉘브 분)는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난 프랑스인으로 농장에서 라텍스라는 나무를 키우며 소일하는데, 그곳에는 안남의 황녀였으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까미유(Camille: 린 당 팜 분)가 양녀로 있었다. 엘리안느는 그녀에게 프랑스 상류 사회식 교육을 시키고 남다른 애정을 베푼다. 그후 프랑스의 해군장교 장 밥띠스뜨(Jean-Baptiste Le Guen: 뱅상 페레 분)는 야망을 갖고 사이공에 오는데 우연히 엘리안느와 만나 뜨거운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까미유도 장을 연모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엘리안느는 까미유를 서둘러 친족과 결혼시키려고 하나 까미유는 이를 뿌리치고 장을 찾아간다. 그러나 우연한 사건에 말려들어 까미유는 프랑스 장교를 살해하게 되고 유랑 극단에 합류해 피신 생활을 한다. 세상은 혁명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이 두 사람은 프랑스군의 추적을 당하게 된다. 혼돈의 역사 속에서 까미유는 장의 아들을 낳게 되고, 장과 엘리안느는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다는 마음 가짐으로 다시 한번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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