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스트레스 해소를 목적으로 액션 영화를 보게 됩니다.

마구 때리고, 부수고, 터지고...

그런데서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그것이 사람들이 액션 영화를 보는 이유가 아닐까요?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

하지만, 요즘 만들어지는 액션 영화들은 더 이상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때리고, 부수고, 터지고... 어느새 사람들은 그런데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보다 더 한 어떤 것을 원하는데, 요즘의 액션 영화는 그보다 더한 어떤 것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나름대로 변화를 꾀하며 노력은 하지만, 이렇다 할 만한 작품들이 없습니다.

혹시, [매트릭스]란 영화를 기억하십니까?

[매트릭스]는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이전의 액션 영화들이 보여주던 영상과는 사뭇 다른 영상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나오는 영화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영향을 끼쳤다 뿐이지... 그것을 능가하는 영화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더 나은 어떤 것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는 배신감을 주기 시작합니다.

이제 더 이상의 영화는 없는 것일까요?

이번에 개봉할 [디 톡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영화 [디 톡스]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액션 영화의 전형을 보여주며 점점 퇴보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특히, 과거 액션 영화의 대명사였던 '실베스타 스탤론'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나름대로 원숙미를 보여준다고는 하지만, 영화를 살리지는 못합니다.

자! 그럼 영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볼까요?

영화의 오프닝... 조금은 어두우면서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 화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보여지는 것... 그것은 바로 경찰 뱃지입니다.

경찰 뱃지와 기묘한 화면... 그리고 범인인듯한 사람의 변조한 목소리...

그는 자신이 지금의 어수선한 사회를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들려 한다고 합니다.

약자는 도태되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그 처절한(?) 세계로...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상의 유일한 공권력이라 할 수 있는 경찰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경찰을 하나, 둘... 죽이기 시작합니다.

실베스타 스탤론은 바로 그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으로 등장을 합니다.

하지만, 수사 도중 연인을 잃고 점점 타락해 갑니다. 이전의 영화같으면 복수심에 불타 범인을 잡으려 들려고 할텐데... ^^;

아무튼 동료들은 그런 그를 도와주려고 어느 요양병원에 그를 보냅니다. 술에 쩔어(?) 자신을 망치고, 자살까지 기도하는 그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여겼기에...

그런데 마침 경찰들만 치료하는 특수 병원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동료들은 그를 그곳에 보냅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원인 모를 사건이 일어나며 그를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 영화는 갈 곳을 잃어버렸습니다.

처음에 분명히 경찰을 없애겠다는 범인이... 유독 주인공을 지목해 죽이려고 합니다. 물론 그를 죽일 이유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범인이 하던 일을 그가 막았기에...

하지만, 그를 죽인다고 경찰이 없어질까요? 그리고 범인은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유력한 단서를 남깁니다.

바로 자신이 이전에 '실베스타 스탤론'이 수사하던 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말을 남겼기에... 그런데, '실베스타 스탤론'은 수사를 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연인을 잃은 슬픔에 빠졌다고는 하지만...

영화는 이렇게 황당하기까지 할 정도로 이야기 구성이 엉성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다소 엽기적인 영화라 생각될 정도로 끔찍한 장면들이 많아서 [한니발]같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실베스타 스탤론에게 그런 역... (머리를 써서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역)이 좀 안 어울리기는 하지만... ^^;

아무튼 그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하나, 둘 조사해 나가던 중 실베스타 스탤론은 범인이 자신을 따라온 것을 눈치챕니다.

그리고 범인을 추리하는데... 이것이 너무나 단순합니다.

단 한 개의 증거...

그것 하나로 범인이 밝혀집니다.

관객들은 범인을 전혀 감지하지도 못했는데, 영화는 범인을 정해서 등장시키고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는 늘 그렇듯이 둘이 치고 박고 싸우다... 정의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이 영화는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의미가 없습니다.

맨 처음 실베스타 스탤론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뭔가 다른 류의 영화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의 어설프면서도 과장된 연기에 코믹 액션 영화(?)가 아닐까 했었는데...

그런 느낌도 잠시... 영화는 심각해지면서 급기야 배우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살인마와 대결을 시킵니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 구성...

거기에 특별히 볼 만한 장면 하나 없는 밋밋한 영화였습니다.

실베스타 스탤론이 눈물을 흘리며 나름대로 힘을 빼고 연기 변신을 시도해 보지만, 아직까지 그 시도는 실패라 보여집니다.

작년에 [드리븐]이란 영화로 나름대로 재기의 가능성을 비췄지만... 이제 그도 변화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네요.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액션 스타의 몰락을 씁쓸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요?





( 2002. 01. 10. 오후 1시 50분, UIP 시사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