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에 가까운 열기에 휩싸인 콘서트장 안에서 인기 절정의 가수 조하록의 팬클럽 회원들이 그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열광하고 있을 무렵, 지하주차장에는 주사기에 가슴을 찔린 조하록의 시체가 싸늘하게 식어간다. 사인은 약물과다로 인한 쇼크사. 사건 직후 조하록의 팬클럽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다혜라는 여고생이 범인임을 자처하며 자수를 해오고 살해 동기는 강간에 대한 보복살인으로 판명이 나면서 사건은 쉽게 종결되는 듯 보인다. 한편 검찰 내부의 파워게임에서 밀려선 조검사는 담당하고 있던 비리사건을 후배검사에게 내주고 정황이 명백한 조하록 살인사건으로 좌천된다. 위기감을 느낀 조검사는 매스컴을 통해 사건을 사회적 논란으로 확대시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민형사와 함께 집요한 수사를 펼친다.

그러나 철저한 출세욕으로 오직 하나의 길만을 걸어온 조검사에게 자신의 딸과 동갑내기인 이 여고생의 모습은 낯설기만 한 것이다. 참고인으로 소환된 팬클럽의 회원들과 매니저, 다혜엄마 등의 엇갈린 진술속에 조검사는 다혜의 양면성을 발견하게 되고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어 간다.

살인사건, 해결의 단서는 오직 17세 소녀 뿐..취조가 거듭되면서 조검사는 여고 2년생의 여린 눈빛을 통해 짙은 페이소스를 느끼게 되지만 순간순간 마치 게임을 하듯 내뱉는 당돌한 질문들은 한편 조검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취조실이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두 사람의 암묵적인 교감이 이루어지고 조검사는 다혜로부터 인정할 수 없는 성적욕망을 느끼며 깊은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