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시면 보통 무엇을 하십니까?

씻고 아침을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고... 그 다음에는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문을 보거나 TV 뉴스를 볼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신문을 보거나 TV 뉴스를 볼까요?

그 시간에 다른 일들을 하시는 분들도 물론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

만약 누군가에게 그런 질문을 받게 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그냥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기 위해서라고...

세상 돌아가는 사정... 그것을 왜 알아야 할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니까?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그것을 알고 모르고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뭐, 약간의 불편이 좀 있기는 하겠지만... ^^;

하지만, 그것도 옛날 이야기입니다.

요즘 사회를 무엇이라 부르는지 아십니까?

바로 정보화 사회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알기 위해 그렇게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잠시 여유를 사져도 될 그 시간에 까지...

그 과정에서 신문이나 TV 뉴스는 필히 보아야 할 것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자! 그럼 오늘 신문에는 무슨 내용들이 있는지 한번 볼까요?

제가 보는 신문이니 조선일보다 보니, 조선일보의 오늘 (1월 17일) 내용을 잠깐 언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 증권업계의 부패와 비리에 대한 내용... 범죄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내용... 그리고 미시령에 많은 눈이 왔다는...뭐, 대충 이런 내용들이 있네요. ^^;

기분 좋은 소식보다는 기분 나쁜 소식들이 더 많죠?

그것이 요즘 세상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분 좋은 소식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서론이 좀 길었네요. ^^;

아무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 영화 [공공의 적]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영화 [공공의 적]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지독한(?) 경찰과 악독한(?) 살인범...

몇 년 전만 해도 경찰은 선(善)을 대변하는 영웅이고, 살인범은 악(惡)을 대변하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는 영웅도... 악마도... 없습니다.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존재하지 않는 회색 빛이 가득한 세상...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두 명의 주인공중 한명인 경찰에게 왜 '지독한'이란 수식어를 붙였을까요? 그 이야기를 이제부터 해드리죠. ^^a

영화는 두 명의 주인공 중 지독한(?) 경찰 '강철중'역을 맡은 설경구의 나래이션으로 시작합니다.

한국의 경찰들이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하지만 정작 자신은 경찰임에도 그렇게 멍청하게(?) 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는 경찰들의 삶이 어째서 멍청한 것일까요?

그들은 남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묵묵히 남을 위해 일을 합니다. 그러다가 잘못되어 죽기도 합니다.

그런 삶... 인간 강철중이 보기에는 그런 삶은 바보나 사는 삶으로 비쳤던 것입니다.

자신의 삶.. 그리고 자기 가족의 삶보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그는 힘들게 범인을 잡지도 않고, 그들의 돈과 마약을 갈취합니다.

그렇게 돈과 마약을 갈취하고 돌아오는 데, 경찰 내부에서 느닷없이 감찰이 시작됩니다.

그 과정에서 그의 동료 형사가 모든 것을 뒤집어 쓰고 자살을 합니다.

그는 동료의 죽음이 믿기지 않지만, 그 와중에도 자신에게 필요한 돈과 마약을 챙겨 달아납니다.

아무튼 그에게도 내사가 시작되지만, 검찰에서는 그에게 아무런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를 풀어줍니다.

그런 와중에 그는 잠복을 나갔다가 한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빗속에서... 특이한 인연으로(?) 만난 두 사람...

그들의 인연은 영화를 끝까지 이끌어갑니다.

살인범과 경찰로...

악독한 살인범 '조규환'역을 맡은 배우는 다들 아시겠지만, 이성재입니다.

설경구와 이성재... 이들의 색다른 모습은 영화 보는 내내 관객들을 놀라게 합니다.

그들의 이전작들을 보면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역할들은 그들은 연기파 배우란 소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천연덕스럽게 잘 소화해 내었습니다.

그리고 감독 강우석... 1998년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이후로 한동안 메가폰을 잡지 않았던 그가 다시 메가폰을 잡고 3년만에 든 영화 [공공의 적]...

아무튼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 와 만든 영화임에도 그의 절묘한 현실 풍자는 여전합니다.

특히,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살인범 조규환...

그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남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는 개인주의, 그리고 무엇보다 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물질만능주의, 거기에 불효, 비리 같은 소소한(?) 잘못들...

아무튼 그것들은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상징하는 살인범 이성재를 잡는 역할을 맡은 경찰 설경구...

사소한 일로 사람을 죽인 이성재나 그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설경구나 모두 꼴통입니다.

이성재... 그가 왜 꼴통이냐?

그것은 그가 사과를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미안합니다'나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의 말로 넘어가도 될 문제를 그는 무조건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다.

실수로 남의 차와 가볍게 부딪쳐 접촉사고를 내고도... 상대방의 실수로 자신과 부딪쳐 옷이 엉망이 되었어도... 그는 사과를 하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그는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지독한 엘리트와 권위의식에 빠져 있는 요즘 우리들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또 다른 꼴통 설경구... 그는 남들이 진급하는 동안 오히려 뒷걸음만 쳤습니다.

그리고 과학적인 수사는 뒤로 제쳐두고 오로지 자신의 동물적인 직감에만 의존한 수사를 합니다.

그런 수사가 우연히 맞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

아무튼 영화는 이 두 꼴통의 대결을 축으로 숨가쁘게 돌아갑니다.

거기에 이 두 주연 배우뿐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개성을 소유한 조연들 덕분에 영화는 더욱 더 흥미를 더해갑니다.

그리고 까메오로 출연하는 배우들도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합니다. 한번 찾아보시기를... ^^





( 2002. 01. 14. 오후 8시 50분, 시네플러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