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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빌라 (2001, Paradise Villa)
한국 / 한국어 / 공포 / 95분 18세관람가 / 2001년 12월 07일 개봉


출연: 조한준, 하유미, 이진우
감독: 박종원
각본:
촬영: 진영환
제작: 시네비전
배급: 시나브로
홍보: 래핑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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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52.5%

작품성  (8/10)
네티즌  (5/10)
[8명]  





On Line에서 살인악마 탈주...

2001년의 초여름, 한 젊은이가 파라다이스 빌라로 찾아온다. 인터넷 게임을 하던 중, 누군가 훔쳐간 사이버 무기를 찾기 위해. 그러나 빌라 주민 누구도 그가 무엇을 찾는지 알지 못하고, 오히려 그에게 냉담하기만하다. 도대체 그가 찾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곳이 왜 하필 파라다이스 빌라인가?

100분간 고립된, 도심속 살인 미로
어떤 곳도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초여름의 어느 늦은 오후, 한일 축구경기가 시작될 무렵의 시끌시끌한 빌라...파라다이스.도심 속 바쁘게 지나는 사람들과 자동차들로 둘러싸인 그 곳.
옅은 블루 빛 감도는 회색 외벽. 각 복도를 흐르는 새로 바른 시멘트 냄새....

현관마다 달린 보안장치가 깜박이고, 문 앞의 점등은 아무도 없으면 켜지지 않는다. 두꺼운 철문 사이로 들리는 각 방의 사람들... 환희에 가까운 섹스의 가쁜 숨소리, 축구경기에 열중한 응원함성, 아이의 울음소리와 어느 세일즈우먼의 수다스런 넉살.
그리고, 힘겹게 오른 계단 끝....
하늘이 보이고, 뻥 뚫린 옥탑방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축구 경기를 알리는 휘슬이 들리고, 곧 이어 이 평화로운 빌라에도 색다른 게임이 시작된다.

8가지 욕망이 살아 숨쉬는 미로 속
100분간의 살인퍼즐


- 옥탑 : 주인집남자의 섹스파트너가 돼주는 조건으로 살아가는 소녀의 집. 그 역겨운 정사가 누군가의 카메 라에 잡히고 있다는 건 알지 못한 채, 오늘 그의 마지막 섹스가 진행중이다. 가린 커튼 사이로 지나가는 검은 그림자... 발자국 소리가 신음소리에 묻혀 사라진다.

- 203호 : 펀드매니저와 201호 피아노강사는 오래 전부터 비밀스럽게 만남을 지속해온 사이. 오늘도 질펀한 섹스에 빠져있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그림자. 그리고, 우발적인 살인.
그의 시체는 어디에 있을까? 계속해서 울리는 핸드폰 소리...어디에서 들리는 걸까?
카펫 위로 피가 번진다.

- 202호 : 빌라 주인집. 축구경기 외엔 관심도 없는 남자는 괴상한 전화를 받고 나가고, 301호에 놀러갔던 여자는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또다른 누군가가 있다! 가스위에 냄비는 계속 끓고 있고, 마루에 걸린 가족 사진의 아들 녀석은 엄마를 많이 닮아있다. 사진을 노려보던 그림자가 움직인다.

- 302호 : 유명 에로배우를 닮은 나이트클럽가수의 집. 그녀에게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살며시 엉덩이를 만져보는 남자. 벌거벗고 자던 그녀, 미동이 없다.
그러나 가려진 그녀의 공포에 질린 눈은 보지 못한다.

- 303호 : 축구 경기를 보며 응원이 한참인 방. 유일하게 일본팀에 베팅을 건 한 친구는 세상 모든 일이 불만인 양 주사가 심하다. 그러던 중, 친구들을 뒤로하고, 조용히 어딘가를 향해 몸을 일으킨다.

- 지하 : 축구광이나, 경기관람중 심장마비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택시기사. 오늘도 부인 성화에 택시에 달 린 소형 TV앞에서 열광하고 있다. 그러다 결국 주인집 TV앞에 주저앉고 마는 그. 그리고 그의 뒤로 조용히 다가오는 그림자... 피 냄새가 진동을 한다.

- 301호 : 어떤 친분도 그저 정수기 한 대 값에도 못 미친다고 여길 정도로 열심인 세일즈우먼. 자신의 목적을 위 해 결국 옥상 물탱크에 흙을 쏟아 붓는다. 그러나 울며 엄마를 찾는 딸의 외침에도 대답이 없는 여자. 물탱크 앞에 떨어진 신발... 그리고 그 앞에서 끈을 붙잡고 있는 옥탑방 소녀...그 아래엔 누구?

파라다이스 빌라 연쇄살인사건 최종보고서

사건시각 : 2001년 6월, 월드컵 한일전, 정확히 100분간.발생장소 : 서울 **구 **동 파라다이스 빌라.
사건내용 : 8개의 방에서 7구의 시체 발견.
특이사항 : 살인의 잔혹성이나 엽기성으로 볼 때, 범인은 극심한 패닉상태에서 혼돈살인은 자행한 것으로 추정됨.
목격자 : 현재 빌라 내 진술자 全無.
단서 : 현재까지 全無.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 채 종결됨.



파라다이스 빌라

2001年 초여름의 서울. 도심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빌라는 곧 시작될 월드컵 한일전의 열기로 분주하다. 남자들은 모두 TV앞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며 내기를 하고 주차장에서는 두 여자가 주차문제로 실랑이를 벌인다. 이런 가운데 파라다이스 빌라에 한 외부인이 찾아든다. 그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302호의 문을 두드리고....

집착과 혼돈에 가득 찬 이름 스무살

On-Line의 세계. 한 청년이 불안한 얼굴로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잠시 후, 그의 얼굴은 극도의 증오로 가득찬다. 온라인 게임안에서 군주인 그의 아이템을 누군가 모두 훔쳐가 버렸기 때문이다. 이때 날아드는 다른 유저의 메시지. “크크크, 스무살님은 아이템이 얼마나 되여? ” 굳은 얼굴로 입술을 씹으며 스무살은 대답한다. “하나도 없어” 자신의 무기를 해킹해 간 범인이 ‘비아그라’임을 알아낸 스무살. 분노에 찬 그는 해커가 살고 있는 Off-Line의 세계로 발길을 옮긴다.

게임은 시작됐다!!

On-Line과 Off-Line이 만나는 도킹타임. 온라인의 무기가 아닌 현실의 무기 ‘칼’을 손에 쥐고 다시 나타난 스무살. 아무도 그를 상대해주지 않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무기를 되찾기 위한 방법은 방해물을 없애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 밖에.
섹스와 욕망과 집착과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가득 찬 방해물들의 제거작업, 그 피의 서곡은 축구 중계 속, 심판의 휘슬과 함께 그 시작을 알리는데...

단 100분간 지속되는 축구와 살인의 라이브 호러!스무살은 빼앗긴 무기를 찾을 수 있을까?



선형과 비선형의 기묘한 조화
리얼타임 100분!
빠져나올 수 없는 완벽한 공포의 파라다이스


파라다이스 빌라에는 주인공이 없다. 빌라를 찾아온 외부의 청년이 있지만, 카메라는 그의 동선을 추적하지 않고 그의 변화하는 심리에 다가서지 않는다.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른 피아노 강사와 펀드매니저 역시 마찬가지. 변화된 상황만을 보여줄 뿐 그들의 위기를 강조하거나 심리적 패닉상태를 묘사하지는 않는다. 주인집 남자는 소녀와의 정사 후, 옥상에서 펀드매니저를 만나고, 다시 그의 손에 죽는다. 일본에 베팅을 한 시니컬한 손님은 주인집 아들에게 놀림을 받고,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 신고로 공포에 휩싸이는 건 펀드매니저이고, 경찰의 출현은 나이트클럽 여가수의 죽음을 묵인하게 된다. 그리고 때마침 몰래카메라를 들고 나오던 주인집 아들은 이번엔 자신이 그 카메라에 찍히면서 죽어간다. 정수기 세일즈 우먼도 마찬가지. 그녀의 욕망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물탱크 속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택시 기사 역시 빌라 속 죽음의 운명을 피하지 못한 채, 축구경기가 진행중인 TV 앞에서 쓰러진다.

영화는 실제 100분간이라는 한정적인 시간동안 벌어진다. 그리고 빌라 속 8개의 방에서는 7구의 시체가 발견되며, 그 모든 사건은 한 남자에 의해 시작과 끝을 맺는다. 그 속에 묘사되는 인간의 욕망과 어처구니없는 좌절은 관찰하기 좋은 플라스크 속 인간들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짜릿함을 주지만, 또한 바로 자신을 보는 듯한 긴장과 스릴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들의 행위는 현대의 한국적인 거주 양식인 빌라라는 건물의 제한적인 구조로 인해 누구에게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각자의 스토리, 개별적인 결말을 가진다. 이런 구성은 그동안의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치밀함을 선보이며, 대단히 분절적이며 독특한 내러티브를 구축한다. 공포는 바로 그 구조 속에서 출발하고 관객을 혼란과 충격 속으로 안내한다.

변혁적 - Creator,
박종원 감독이 만든 한국 최초, 최고의 지적공포


박종원 감독은 과거의 영화들에서도 항상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치 관찰하듯 묘사해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 클래스에 벌어진 사건이 그러했고, [영원한 제국]에서는 평생같은 하루를 보여주었으며, [송어]를 통해선 단 사흘동안의 인간본성을 탐구해냈다. 그의 다섯 번째 영화 [파라다이스 빌라]는 더 압축된 시간과 공간의 복합 매커니즘을 보여준다. 앵글은 시종일관 폐쇄적이고, 어두컴컴한 파라다이스 빌라의 외부를 벗어나는 법이 없으며, 사건이 전개되는 시간 역시 한일전이 벌어지는 단 100분간이 전부이다. 어디에나 있음직한 빌라, 평범하기 그지없는 그 곳 주민들. 그들은 현실에의 욕망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어느 날 그 곳에 자신의 빼앗긴 무기를 찾기 위해 한 남자가 온다. 그는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최강의 고수이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초라하고 힘없는 삼수생일 뿐이다. 온라인에서의 룰을 오프라인으로 그대로 적용하며, 파라다이스 빌라에서 또 하나의 ‘살인’게임을 시작한 남자. 그러나,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은 이미 이 세상에 없고, 그는 현실세계에 없는 것을 찾아, 미친 듯이, 실제로 미쳐서 헤매고 다닌다.

감독은 그가 찾는 인물의 죽음을 맨 처음 보여줌으로써 그가 찾는 것이 허상임을 강변한다. 영화는 그렇게 빌라 속 주민들도, 외부인도 결국엔 스토리의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모든 인물들이 마치 소품처럼, 프레임 밖을 넘다들다 결국 사라진다. 또한 그 인물들의 개별적인 욕망들을 비판적으로 그리지 않으며, 인물들의 어떤 삶에도 가까이 다가가지도 않는다. 그러한 접근법은 파편적인 인간이 가진 절대적이며 본능적인 두려움인 ‘죽음’을 매개로, 사이버라는 비현실적인 세계에 대한 냉소와 세대간의 단절, 그리고 개인의 욕망이 극단적인 광기로 발전하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