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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화선 (2002, Chihwaseon)
한국 / 한국어 / 드라마, 역사 / 120분 18세관람가 / 2002년 05월 10일 개봉


출연: 최민식, 유호정, 손예진
감독: 임권택
각본: 임권택, 김용옥
촬영: 정일성
제작: 태흥영화사
배급: 시네마서비스
홍보: PL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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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9/10)
대중성  (6/10)
네티즌  (9/10)
[552명]  





장승업은 누구인가

1. 장승업은 … 나도 원이다...오원(吾園) 장승업

조선왕조의 마지막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 (張承業, 1843-1897).
우리 근대회화의 토대를 이루었으며 호방한 필묵법과 정교한 묘사력으로 생기넘치는 작품을 남겼다. 오원(吾園) 장승업은 단원(檀園) 김홍도와 혜원(蕙園) 신윤복과 함께 조선 화단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진다. 조선왕조의 쇠망과 일본제국주의, 청나라, 러시아와 같은 서구열강의 침략 속에 비극적으로 몰락해가는 상황에서 장승업은 바로, 500년을 지속해온 문화적 토양을 바탕으로 조선왕조가 마지막 빛을 발하듯이 배출한 천재화가이다.

장승업은 죽은 지 1세기가 겨우 지난 인물로 조선말기의 최대의 화가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문화예술 방면에 자세한 기록과 보존의 여유가 없었을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그에 대한 기록은 별로 많지 않다.

2. 장승업의 생애 … 술, 방랑 그리고 예술로...

장승업은 1843년 중인가문으로 생각되는 대원(大元) 장(張)씨 집안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를 잃고 고아로 떠돌다가 한양에 거주하던 역관 이응헌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인 이상적의 사위이며 청나라를 왕래하던 역관으로서 그림을 수집해오던 이응헌의 집에서 그는 어깨너머로 화가나 수장가들의 그림을 눈여겨보다가 흉내내어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그림에 대한 재능이 이응헌의 눈에 띄면서 그림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장승업은 놀라운 기량과 왕성한 창작력으로 금새 당시 예술계의 총아가 되었고 결국 고종의 명을 받아 벼슬까지 받았으나 호방하고 얽매이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일체의 세속적관습에 구애받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그 숨막히는 자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취명거사(醉暝居士)라는 별호를 가질 정도로 술과 여자가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만큼 그에게는 오직 예술과 예술의 영감을 북돋아주는 술뿐이었다. 그는 그림을 구하는 사람들의 사랑방과 술집을 전전하며 뜬구름 같은 일생을 보내다 1897년 생을 마쳤다. 그러나 아무도 장승업이 어디서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모른다. 장승업의 뜬구름 같은 생애와 수수께끼 같은 죽음은 일체의 세속적인 것을 거부했던 진정한 예술가의 삶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장승업의 작품세계

장승업의 화풍은 그의 성격만큼이나 호방하고 활달하여 격조 면에서보다는 기량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대표작으로는 <귀거래도>, <호취도> 등이 전한다. 그는 산수(山水), 인물(人物), 화조영모(花鳥翎毛), 기명절지(器皿折枝), 사군자 등 여러 분야에서 당대를 대표하는 양식을 확립하여 후대의 커다란 모범이 되었으며 그가 그린 다양한 작품들은 당대및 후대의 전형이 되었다. 그의 순수한 예술정신과 생기넘치는 작품세계는 자칫 빈약할 뻔했던 조선말기 회화사를 풍성하게 살찌웠고 암울했던 19세기 후반에 있어서 시대를 밝히는 찬란한 예술혼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호방무쌍한 그의 삶과 예술은 이 시대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취화선을 마무리하면서...

영화제작에 입문해서 처음으로 1989년 모스크바 영화제 본선진출의 영광을 얻어 참석했을 때 느꼈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정교하게 나열된 자막에서부터 현상, 녹음 등을 접하면서 상당한 열등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완성도만을 더 높이면 여우주연상에 그칠게 아니라 보다 더 큰상에 도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취화선> 기술시사를 보고 나니 모든 스탭들이 열정 어린 모습으로 노력하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엄청난 질적 향상이 되었구나, 우리들이 해냈구나‘ 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감독의 연출력, 카메라, 조명, 편집, 음악, 녹음, 현상, 분장, 소품, 특히 미술 등등 또 연기자들의 출중한 연기력! 모든 스탭, 배우분들께 ‘애쓰셨소, 감사하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정말로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나왔구나 하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훌륭한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모든 마음을 쏟아주신 한국화 화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제작 기획 이태원



감독의 변

오원 장승업!
술과 예술 그리고 방랑의 생애.
왕이 불러 그림을 청해도 자기가 싫으면 궁궐을 뛰처나온 자유인!
진정한 예술을 위해서 세속적인 가치를 초개같이 버리고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살아낸 환쟁이!
그가 52세의 나이에 행방불명이 되자 당시 그에 대한 세인들의 평가는 이러했다. 그는 신선이 되었을 것이다. 아니면 금강산에 들어가 신선처럼 살았을 것이다.
나는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 상상할 수 없다. 그는 18세기 암울한 세상을 살아나가며 자신의 예술혼을 지켜내고 환쟁이로서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절박한 고뇌와 부대낌을 안고 사라졌을 것이다.
예술이란 완성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재능을 발견하다... 김선비와 승업의 만남

1850년대, 청계천 거지소굴 근처에서 거지패들에게 죽도록 맞고있던 어린 승업을 김병문이 구해주고 승업은 맞은 내력을 설명하며 김선비에게 그림을 그려보인다. 세도정치에 편승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김선비. 거칠지만 비범한 승업의 실력을 눈여겨보고... 5년만에 재회한 승업을 엘리트이자 역관 이응헌에게 소개하는데...

승업에게 진정한 예술가의 자세를 추구할 것을 독려하고 선대의 명화가들처럼 훌륭한 화가가 되라는 뜻에서 오원이라는 호를 지어준 김선비는 승업의 피드백 역할을 해주는 평생의 조언자였고 그런 승업은 행운아였다...

가슴 설레는 상실... 승업의 첫사랑 소운

이응헌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면서 그림의 안목을 키워가는 중 이응헌의 여동생 소운에게한눈에 반해버리지만 가슴 설레는 첫사랑은 소운의 결혼으로 끝나고...

화가로 자리잡기 시작할 무렵 병을 앓던 소운이 죽어가며 자신의 그림을 청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가는데...

사랑을 넘어선 교감... 승업의 또다른 여인 ‘매향’

화가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할 즈음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몰락한 양반집안의 딸인 기생 매향의 생황연주에 매료된 승업. 매향은 승업이 그려준 그림에 제발을 써넣으며 아스라한 인연을 맺어나간다. 계속되는 천주교 박해로 두 번의 이별과 재회를 하고...

켜켜히 쌓인 정과 연민, 승업의 세계를 공감하고 유일한 여인이자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고매한 사랑...

마침내 자신의 붓소리를 듣다... 승업의 방랑과 예술

아무도 그를 곁에 붙잡아둘 수 없었다. 임금의 어명도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오로지 술에 취해야 흥이 나고 그 흥에 취해서야 신명나게 붓을 놀리는 신기. 술병을 들고 세상을 조롱하는 듯한 표정의 원숭이를 그리고 자신의 필력을 확인하지만...

화명이 높아갈수록 변환점을 찾아야한다는 강박관념에 괴로워하고 한계를 넘으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날, 온몸의 기가 붓을 타고 흐르는 경험을 한다. 외부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또렷하게 자신의 붓소리를 듣게 되고...

돌아서는 이의 모습은 아름답다... 오원 장승업
매향과의 마지막 재회, 세상과의 마직막 재회.


매향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찌그덩한 그릇을 보고 승업은 그 안에서 자신이 그토록 도달하고자 하는 경지를 보게 되고 조선의 운명인 듯, 또한 스러져가는 자신의 운명인 듯 그는 홀연히 세상을 등지고 사라져간다...



1. 스크린에 스며든 동양화 한편

조선시대의 대표화가인 김정희, 신윤복, 김홍도, 정선, 안견의 그림을 비롯한 명화와 조선시대의 민화, 각종 고사도, 중국화 등 수백 점의 동양화 그리고 장승업의 초기그림부터 절정에 이를 때까지의 다양한 그림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이를 위해 서울대 박물관장인 일랑 이종상 선생과 서예가 하석 박원규 선생 등 한국 미술계 일인자들의 자문을 받으며 동양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표현해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또한 동국대학교의 손연칠 교수와 중앙대학교의 김선두 교수 그리고 그의 제자들이 투입되어 영화에 선보일 그림들을 위해 촬영전인 지난해 5월부터 태흥영화사에 화실을 마련해 작업을 했다. 그리고 최민식도 장승업의 강한 필력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중앙대학교 김선두 교수에게서 먹갈기부터 집필법과 자세 등 한국화 수업을 꾸준히 받아왔다.

또한 <취화선>에는 박대성 화백이 직접 소장하고 있는 당시 조선시대에 실제로 사용했던 문방사우와 현시가로는 값을 매길 수도 없는 조선시대의 화첩도 등장하게 된다.

2. 한국의 아름다움, 내안에 있다... 촬영과 촬영장소

한국화의 독특한 미학을 적극적으로 영화에 끌어올 <취화선>에는 촬영과 조명, 세트 등 비주얼적인 측면의 다각적인 노력이 시도되었다. <만다라>, <서편제>, <춘향뎐> 등에서 이 땅의 자연의 유려한 아름다움을 잡아내었던 정일성 촬영감독의 이번 촬영컨셉은 기울어져 가는 국운을 드러내는 처연한 아름다움이며, 현재 봄의 풍광을 담은 인써트만도 필름 10.000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자연의 수려함은 장승업의 연대별 유랑길 장면에서 엿볼 수 있었는데 경주 양동마을, 제천 갈대숲, 석모도, 동강, 영종도, 선암사, 뱀사골 등 숨겨진 한국자연의 미를 찾아 카메라도 함께 유랑을 했던 주요 촬영지였다.

또한 급변하고 있었던 19세기말 서울 종로거리를 재현해내기 위해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 세워진 취화선 오픈세트. 조선말기의 서울 종로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오픈세트는 총2,765평 규모로 철저한 시대적 고증작업과 세트내의 소품, 한옥의 아름다움과 카메라앵글의 원활한 움직임을 고려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했다. 당시의 풍경들이 각종 풍속화와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의 중심이라 일컬어졌던 종로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해낸 국내최대 규모의 오픈세트이다.

3. <취화선> 촬영에 취한 신선들... 제작일지

2001년 7월 16일 남산한옥마을에서의 크랭크인을 시작으로 장마와 폭염 속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규모면에서나 시대재현으로 주목을 받았던 오픈세트 시공에 착수, 2001년 10월10일 완공기념식을 계기로 세트 내 촬영이 진행되었고 기온이 더 떨어지는 산중턱에 위치한 오픈세트에서 모든 배우와 스탭들은 겨울나기를 해야했다. 외부와 차단된 2,000여평의 공간에서 스탭과 배우들은 최민식이 그림에 취한 신선, 장승업이 되어가 듯 어느새 촬영에 취한 신선이 되어갔다. 해가 바뀌고 세트의 막바지 촬영을 끝내고 2002년 2월 5일 경남하동의 가마터의 마지막 촬영까지 약 8개월에 걸친 촬영이 종료되었다. 총 101,000만 자의 필름, 촬영회수 총 109회의 긴 여정을 끝내고 이제 화사한 5월 스크린에서 장승업, 그가 세간의 모든 사람들에게 술잔을 건넬 것이다.

4. 영화보다 생생한 이야기... 취화선 홈페이지 & 작품 사진전 & 다큐멘터리

5월 개봉을 앞두 고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취화선>의 또다른 이야기들 세가지!

한국적인 코드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취화선 홈페이지(www.chihwaseon.com, ALLA 디자이너 권혁 제작)는 한국화에 담긴 힘찬 필선의 아름다움과 먹의 깊은 울림, 그리고 텅진 것 같으나 꽉 차있는 여백미의 키워드로 구성되었고 영화속 다양한 볼거리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취화선을 완성시키기까지 피나는 고민과 갈등을 겪은 임권택 감독의 연출세계와 장승업의 신내림을 받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최민식의 연기관,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다시 한번 도전하는 제작자 이태원 사장의 보이지 않는 질주를, 그리고 한편의 좋은 영상을 담아내기 위해 노익의 몸을 불사르는 정일성 촬영감독을 비롯한 영화스텝들의 모습들... 영화 <취화선> 촬영과 동시에 정통 다큐멘터리 PD(IMTV 조선종 PD) 투입해 영화제작 다큐멘터리를 제작중이며 영화보다 더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 심도 있게 보여질 것이다.

또 하나..<취화선>의 생생한 내용을 사진영상 속에 담은 '취화선 작품 사진전' : 4월 22일에서 5월 2일까지 소공동 롯데본점 화랑에서 열리는 취화선 작품 사진전에서는 영화 <취화선> 속의 아름다운 풍경과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낸 김재영 작가의 작품들을 스크린과는 색다른 느낌으로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