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고 사랑이라는 것이 뭘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랑한다는 것, 그리워한다는 것이 죄가 될 수 있을까, 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와니는 준하와 같이 삽니다. 와니와 준하는 좋아하겠지요. 사랑할지도 모르구요. 와니는 이복동생인 영민을 그리워합니다. 이복동생을 사랑한다는 것, 그것이 커다란 잘못일까요? 전 확답을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영민을 그리워하는 또 한 명이 있습니다. 소양입니다. 소양의 사랑은 지고지순해 보입니다. 약간 애절하기도 하고. 소양이 영민을 사랑하는 것은 아무런 죄가 되지 않겠지요. 이들 말고 또다른 커플도 있어요. 정우 커플입니다. 정우 커플은 둘 다 남자입니다. 정우는 애니메이터고 상대는 경찰이지요. 그들 역시 이쁘게 사귀고 있는 커플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고, 여자가 여자를 사랑하고, 이복 동생을 사랑하고, 이복 누나를 사랑하고 등등의 사랑들이 나옵니다. 이러한 사랑들을 사회에서는 금기라고 부른다지요. 하지만 전 그런 건 싫습니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와니와 준하가 맑은 모습으로 손을 잡는 장면에서 질문을 던지고 싶어집니다. 와니는 정말 영민을 잊고 준하를 사랑하기로 했던 것일까요? 과연 아니라면, 준하는 얼마나 슬플까요? 아니 와니도 슬프겠군요. 영민도 슬프겠죠? 소양마저도.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감쌀 수 있는 것이라고 말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전 그럴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상황이 만들어준 산물이라고 봅니다.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때와 장소를 잘 맞춰야 하는 것이 사랑이지요. 그러고 보면 이 영화는 '달콤 아릿'이라는 수식어와는 거리가 멀군요. 잘 포장되었지만, 무언가를 깊게 되새기가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당의정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어패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달콤함 안에 묘약이 숨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곱씹고 또 곱씹게 하는 힘이 있는 것이지요. 정말 달콤 아릿한 기억을 떠올리며 남춘천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싶어지네요. 보는 이들의 마음과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한다면 정말 그 보다 더 좋은 예술이 어디 있겠습니까? 올 가을 만난 <와니와 준하>라는 영화의 오른손을 조심스레 들어주고 싶네요. 조심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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