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트 챈의 [리틀 청]에는 80년대 홍콩 느와르 영화의 암흑가 대신 지저분하고 우중충한 뒷골목이 있으며 갱들의 배신과 음모따위를 알지 못하는 아홉살 꼬마들의 생활이 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의미심장한 1997년에도 부모의 일을 돕는 소년은 외상대신 현찰을 받기를, 귀여운 친구가 아무 걱정없이 지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메이드 인 홍콩]과 [그 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에 이은 홍콩반환 3부작의 마지막 영화인 [리틀 청]. 프루트 챈 감독은 거대한 변화 앞에 놓인 홍콩을 향한 관심과 애정을 따뜻한 감성으로 표현한다. 불법이민, 매춘, 뒷골목의 갱들과 지저분한 거리. 거기에 가난한 사람들의 한숨까지 있는 그대로 담아낸 프루트 챈은 리틀 청의 눈을 통해 그들의 살고 사랑하는 모습과 함께 죽음과 이별이라는 피할 수 없는 장벽을 넘어 변하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리틀 청]은 홍콩은 물론이고 동아시아와 유럽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은 [리틀 청]을 NHK가 공동주최하는 제3회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 처음 소개하여 제작지원금을 이끌어냈고, 한국은 [리틀 청]을 1999년 부산국제영화제 대상인 부산 어워드로 선정했다.
청은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배달 일을 도와주는 아홉 살 소년. 청은 배우 브라더 청의 열렬한 팬인 할머니, 필리핀 보모와 함께 산다. 부모의 일을 도와주는 청에게 배달은 학교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 그의 절대적인 원칙 한가지는 바로 외상 사절.
어느 날 청은 식당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 또래의 소녀 팡을 만난다. 아버지 대신 팡에게 동업을 제안한 청은 팡, 그리고 그녀의 여동생 등과 함께 신나게 거리를 쏘다닌다.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 술렁거리는 세상과는 상관없이. 팡은 또한 홍콩 시민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한편, 자신에게 형이 있다는 얘기를 할머니에게 들은 청은 형의 자취를 수소문하다 아버지에게 들켜 몹시 혼난다. 화가난 청은 팡의 집으로 가출하게 되고 청을 찾아 온 아버지는 팡네 가족이 불법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침내 청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필리핀 보모가 집을 떠나며, 팡과도 헤어져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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