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ring Four Revolutionary Idols Korean Area...

이것이 이 영화의 제목입니다. [A.F.R.I.K.A]

뜻은 '네 명의 혁명적인 우상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하네요.

온라인 상에 조직된 그녀들의 팬 클럽 이름이기도 하구요 ^^;

아무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두 여자의 일상에서 출발합니다.

지원 (이요원)... 그녀는 전공에서 F학점을 맞고, 억울하게 아르바이트까지 짤리고... 어머니가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녀는 이 답답한 마음을 잊고자 도시를 떠나고 싶어합니다.

지원의 절친한 친구 소현 (김민선)... 그녀는 배우 지망생입니다. 하지만, 지원하는 오디션마다 다 떨어져 갑갑해 하던 차에 친구 지원이 도시를 떠나 어디론가 가자는 제안에 환호합니다.

그리고는 편안하게 여행하기 위해 자신의 친구에게 차를 빌려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들의 인생은 180도 뒤바뀌게 됩니다.

여행을 떠난 그녀들... 그녀들은 차안에서 권총을 두자루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권총 두자루... 그것이 어떻게 차 안에 있게 되었을까요?

원인은 도박에 있었습니다.

도박장에서 포커를 치던 사람 중에서 돈이 떨어지자, 권총을 걸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돈을 딴 사람의 차를 소현의 친구가 훔쳐와 그녀들에게 빌려주었던 것입니다.

총이 진짜임을 알게 된 그녀들... 그녀들은 총을 어떻게 했을까요?

처음에는 그냥 돌려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녀들을 가만 두지 않습니다.

화려하고 발랄한 모습의 그녀들을 보고 가만 둘 남자들이 어디 있을까요?

아무튼 가만있는 그녀들에게 남자들이 꼬이고, 그녀들은 화가 나 총을 난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그녀들의 삶을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어렸을 적, 누구나 가벼운 일탈을 꿈꾸었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나를 배신하는 세상... 그 세상을 바꿀 힘이 있다면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들 앞에 '총'이란 힘이 생긴 것입니다.

비정상적이기는 하지만, 그 힘에는 사람들을 굴복시킬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과 소현은 그런 힘을 버리려고 합니다.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하지만 일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버리고, 급기야 그들의 일행에 두 명이 더 추가되기까지 합니다.

다방 레지 일을 하던 영미 (조은지)와 작은 옷 가게를 운영하다가 그녀들과 합류하게 된 진아 (이영진)... 이 둘은 지원과 소현이 가진 '총'이란 힘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것을 갖고 싶어 합류합니다.

그들은 그것이 자신의 삶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기에...

처음에는 내색하지 않고 함께 잘 다니던 그녀들... 하지만 조금씩 그녀들의 관계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그런 그녀들을 잡으려고 경찰과 군인들의 포위망은 점차 좁혀 오고... 그리고 총을 잃어버린 사람들까지 그녀들을 뒤쫓기 시작하는데... 과연 그녀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사실, 이 영화는 조금 신선한 맛은 있지만 영화적 재미는 없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어설프고, 마지막 결말도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비록 사람들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범죄자들에게 열광해 팬 클럽까지 결성하고 모방범죄까지 저지르는 사람들...

조금은 어이없다고 생각되지만, 사람들이 그만큼 세상에서 몰두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삶이 재미없고 무료하다고 생각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들에게 열광하는 것일지도... 지루한 일상에서부터 탈출한 그녀들을 자신들과 동일시 여기며... ^^;

이 영화는 영화 속에 또 다른 영화들이 숨어있습니다. 이미 신문이나 다른 방송매체로부터 사전에 정보를 얻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영화에는 박영규씨가 주유소 사장으로 특별출연하십니다.

무언가 떠오르는 영화가 있지 않습니까? 바로 [주유소 습격사건]...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좀 지나친 패러디란 생각이 들더군요.

한 순간 잠깐 지나가면 그런데로 웃고 지나가겠지만, 너무 긴 시간동안 박영규씨의 노래를 듣고 있으려니 짜증이 나더군요.

노래에 짜증이 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에서... ^^;;;

아무튼 이 영화는 2002년 소개되는 우리 영화중 가장 먼저 소개되는 영화입니다. 같은 날 [나쁜 남자]가 개봉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별도로 치고... ^^;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는 영화 속에서 올해 우리 영화계의 흐름을 약간 암시합니다. 그것이 의도였는지 아니였는지 모르겠지만... ^^;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 속에서 형사와 조폭이 함께 다니며 그녀들을 쫓습니다.

이때, 형사가 조폭을 마구 때립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신라의 달밤]이니, [조폭 마누라]니 하며 2001년을 강타한 조폭 영화들에 대한 대사도 있습니다.

즉, 조폭이 2001년의 키워드라면 2002년은 형사가 키워드입니다. 코미디란 장르는 변함없지만 말입니다. ^^;

이미 [이것이 법이다]가 첫타로 출발을 했고, 다음 작품으로는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이 이번 달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아시죠?

아무튼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보다는 남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싶어하는 그런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CF라고 할까요?

제품의 홍보효과를 노린...

사실,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영화 속 4명의 여주인공...

그들은 각각의 매력을 살려 영화를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마치 패션쇼를 하듯이 옷을 자주 갈아입습니다.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면 옷을 사가라고 영화 홈페이지에는 보란듯이 쇼핑몰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영화일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이 영화에 대한 소개를 접했을때, 저는 [고양이를 부탁해]같은 여성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고양이를 부탁해]보다 재미있는... 뭐 그런 영화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나니 실망감을 감출 수 없네요. ^^;

배우들의 각기 다른 매력은 영화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영화는 그들의 매력을 살리기 보다는 다른 데 더 많은 관심을 둔 것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가 다소 유치하기는 하지만, 중간 중간 웃음을 주는 요소들이 있어 시간을 때우는 데는 괜찮을 것 같네요. 돈이 좀 아까울 것 같기는 하지만... ^^;


P.S> 이 영화에서 찾은 옥의 티 하나...

4명의 여주인공이 산길을 걷다가 물에 뛰어들어 서로 물장난을 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다음 장면을 보시면 배우들은 각기 다른 옷을 입고 물에 젖은 옷을 말리는 장면이 있는데... 몇몇은 그냥 젖은 옷을 입고 있더군요. 한순간에 휙 지나가는 바람에 소현밖에 확인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기회되시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 ^^






( 2002. 01. 07. 오후 7시,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