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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2001, Planet of the Apes)
미국 / 영어 / SF, 동물, 환타지, 코미디전체관람가 / 2001년 08월 03일 개봉


출연: 마크 월버그, 팀 로스, 헬레나 본햄 카터
감독: 팀 버튼
각본: 마크 로젠탈
촬영: 필립 루슬로
제작: 20세기폭스, The Zanuck Company
배급: 20세기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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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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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Planet of the Apes (2001) ★★☆ (5/10)

글: djuna
2001년 08월 07일

조회: 7861

파프리카 우선 국내 번역 제목인 [혹성탈출]에 대해 한마디. '혹성'은 일본식 한자 단어죠. 우리식으로는 '행성'입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행성탈출]이 아니라 [혹성탈출]이냐 말이에요. 이제 '혹성'은 우리말 안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단어인데.

듀나 고유명사는 바꾸기 힘들죠.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번역제들을 보세요. [작은 아씨들]이나 [주홍글씨] 같은 것들 말이에요. 그 낡은 느낌과 오역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이고 있잖아요?

몇 년 전 이 영화를 방영할 때 제목을 [행성탈출]로 고치려고 한 시도가 있긴 있었어요. 하지만 곧 이렇게 [혹성탈출]로 돌아가버렸지요. 하긴 [혹성탈출]이라는 제목 자체가 일본식이죠.

파프리카 [행성탈출]이건, [혹성탈출]이건, 좋은 번역제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중요한 건 Apes인데, 엉뚱하게 Planet이 강조되었으니까요.

듀나 68년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영화는 피에르 불의 프랑스 SF 소설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각색자 중 한 명은 [트왈라이트 존]의 로드 설링인데, 그 때문인지 이 작품은 아주 대작으로 만든 [트왈라이트 존] 에피소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상식이 완전히 전도된 세계에 빠진 주인공의 모험담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파괴된 자유의 여신상으로 끝나는 [트왈라이트 존]식 마지막 결말도 그렇고요.

파프리카 [트왈라이트 존]의 에피소드 중에는 [아이 오브 비홀더]가 그 중 가장 닮아있지 않나요? 그 왜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이 흉물들만 사는 세계에서 괴물 취급 받는 에피소드 말이에요.

듀나 하여간 그 때문에 리메이크 계획이 조금 당혹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는 자유의 여신상이 나오는 반전 장면인데, 이렇게 잘 알려진 반전을 리메이크에서도 또 써먹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해결책은 원작에서 유인원들만 사는 행성에 떨어진 인간이라는 기본 설정만 빌리고 나머지는 모두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유인원 행성은 지구가 아닙니다. 우연히 초공간 통로로 연결된 다른 태양계의 행성이지요. 이 영화에도 반전이 있긴 합니다만, 자유의 여신상과는 상관 없습니다.

파프리카 원작만큼 강렬한 반전은 아니죠. 반전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그 정도 쯤은 당연히 추측해내거든요. 하긴 엄청 놀라운 반전을 만들만한 여유도 없긴 했어요. 가능성은 뻔하잖아요.

듀나 그래도 꽤 괜찮았어요. 늘 하는 말이지만, 반전이 꼭 사람들을 놀라게 할 필요는 없어요.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전체적인 구성 안에서 마지막의 모양을 잡아주는 일입니다. 게다가 리메이크의 결말도 원작만큼이나 로드 설링 풍이라서 꽤 그럴싸하던 걸요?

파프리카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태드가 가라앉은 퍼드를 타고 지구의 과거로 가서 세계를 바꾼 걸까요?

듀나 그냥 평행우주의 다른 지구로 간 것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하기 말이 안되는 것을 따지자면 끝도 없는 영화지요. 원격 조종과 컴퓨터가 더 효과적인 임무를 위해 침팬지를 동원하는 것도 그렇고, 몇 되지도 않는 침팬지들이 수 천 년 동안 그렇게 진화한 것도 그렇고... 그 인간들은 또 뭔가요? 원주민이라고 해도 이상하고, 우주선 승무원의 후손들이라고 해도 이상해요.

파프리카 왜 그 영화의 유인원들과 인간들은 모두 영어를 쓰는 거죠? 왜 인간들이 멀쩡하게 영어를 쓸 줄 안다면, 그들은 계속 짐승 취급을 받는 거죠?

듀나 하긴 원작의 설정도 말이 안되는 건 마찬가지였어요. 언어 문제가 가장 말도 안되는 것이었지만, 인간과 유인원의 위치만 살짝 바뀐 것만 빼면 지구랑 똑같은 행성에 왔으면서 의심 한 번 안해보는 지구인 주인공은 또 뭐냔 말이에요.

그래도 관객들은 대충 이해하고 넘어갑니다. 오리지널이나 리메이크나 영화는 그렇게까지 하드한 SF는 아니니까요. 오히려 SF의 탈을 가볍게 쓴 우화에 가깝지요.

파프리카 오리지널과 리메이크를 비교해보면 리메이크 쪽이 훨씬 가볍죠?

듀나 네, 오리지널은 설정을 극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인간들은 퇴보할 대로 퇴보했습니다. 문명도 잃고 말도 못하는 짐승에 불과하지요. 유인원들은 그들을 짐승 취급합니다. 인간 박제가 박물관에 장식되어 있는 걸 발견하는 장면은 그 중 특히 충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하지만 리메이크에서 인간들은 그렇게까지 퇴보하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말도 하고 어느 정도 문명도 유지하고 있는 걸요. 이 영화에서 유인원과 인간의 관계는 미국 남부 백인과 흑인 노예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실제로 영화는 종종 미국의 노예 제도와 인종 차별에 대한 노골적인 은유를 깔기도 해요.

진지하고 심각했던 오리지널과는 달리 리메이크는 유인원들의 세계를 익살스러운 인간 사회의 변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리메이크의 유인원들은 상당히 희극적인 존재들입니다.

파프리카 정체불명의 유인원 한 종만 나오는 오리지널과는 달리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유인원들이 나옵니다. 태드 장군은 침팬지이고, 아타르는 고릴라, 노예상인은 오랑우탄입니다. 다들 우리가 그 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지식들을 반영하고 있죠. 침팬지는 잔인하고, 고릴라는 점잖고 위엄있으며, 오랑우탄은 느긋한 익살꾼인 식으로요.

듀나 그렇다면 인간 옹호자로 나오는 아리는 도대체 무슨 종이죠?

파프리카 그러게 말이에요. 아리와 아리의 아버지는 정체불명의 종입니다. 아마 아리의 외모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유인원이 아닐까요? 아리와 몇몇 유인원 암컷들은 머리칼이 길고 비교적 인간과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팀 버튼은 아리가 어느 정도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존재여야 한다고 믿었던 모양이에요. 아리는 꽤 예쁜 편이거든요.

듀나 역할이 큰 인물이므로 단 번에 눈에 띄는 독자적인 개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까요?

파프리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여간 릭 베이커의 분장은 굉장해요. 특히 팀 로스가 분한 태드를 보세요. 그냥 말하는 침팬지 한 마리가 연기하고 있어요.

듀나 배우들의 연기도 보다 유인원에 가까워졌죠. 그들은 진짜 유인원들처럼 불안정한 자세로 걷고 발가락을 손가락 대신으로 쓰기도 합니다. 가장 큰 변화는 종종 하늘로 튕겨올라가는 침팬지들의 점프입니다.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캐릭터와 배우는 아리와 헬레나 본햄 카터입니다. 팀 로스나 마이클 클락 던컨은 모두 좋은 배우들이지만 이들의 연기는 종종 유인원 흉내와 분장 속에 가려집니다. 하지만 본햄 카터의 분장은 상대적으로 가벼워서 표정이 훨씬 살아있습니다. 게다가 아리는 상당히 재미있는 유인원이에요. 귀족적이지만 엉뚱하고 유머가 넘쳐흐르면서도 은근히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죠.

파프리카 인간들은 상대적으로 약하지 않아요? 레오 역의 마크 월버그는 거의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매 순간마다 1차원적인 표정 연기를 보여줄 뿐이에요.

듀나 그게 꼭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꼭 찰턴 헤스턴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만 그 역을 하라는 법은 없죠. 관객들이 쉽게 자신을 투영할 만한 투명한 인물이 나오는 것도 나쁠 건 없죠.

파프리카 에스텔라 워렌은 정말 예쁘지만 하는 일은 별로 없군요. 하긴 그 사람은 야한 옷을 입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캐스팅 되었을테니...

듀나 이번에도 수영하는 장면이 나오던 걸요?

파프리카 워렌에게 영화 속에서 수영하지 말라고 하는 건 아놀드 슈왈제네거보고 영화 속에서 웃통 벗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듀나 리메이크 영화의 스토리에는 오리지널이 가진 힘은 없습니다. 오리지널이 간 길을 일부러 거부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요. 스토리는 평범하고 풍자에는 지속성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기를 써도 원작을 잊을 수가 없는 걸요.

파프리카 액션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팀 버튼은 '액션' 전문 감독은 아닙니다. 침팬지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장면은 인상적이지만 정작 유인원과 인간들의 전쟁은 그렇게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닙니다. 좀 심심해요.

듀나 원래부터 이미지가 고정된 영화이다 보니 팀 버튼 고유의 스타일은 덜 사는 편입니다. 버튼의 인공적이고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이미지는 유인원들의 원초적인 이미지와는 잘 맞지 않지요.

그러나 버튼의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리의 분장과 같은 것에는 여전히 버튼의 선이 가는 아름다움이 스며 있습니다. 콜린 앳우드가 담당한 의상 역시 오리지널과는 달리 훨씬 표현적이고요. 게다가 칼라마 성지를 지키고 선 무시무시한 허수아비는 버튼의 서명이나 다름없지 않나요?

파프리카 아리는 버튼의 이전 영화 캐릭터들과 유사하지 않나요? 조금 소외되어 있고, 늘 오해받고, 적대적인 두 세계의 경계 사이에 위치해 있고요. 특히 [비틀쥬스]의 리디아가 생각나요.

듀나 [비틀쥬스]나 [혹성탈출]이나, 버튼의 각본은 아니죠.

파프리카 또 모르죠. 하긴 이 영화는 대형 스튜디오의 여름용 대형 블록버스터 이상은 아닙니다. 버튼의 명성만 믿고 무언가 특별한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어요.

듀나 블록버스터 각본 따위엔 신경 쓰지 말고 멋대로 버튼식 이미지를 풀었다면 훨씬 강렬한 영화가 나왔을지도 모르죠. 하긴 그만큼 상업적으로 위태로운 작품으로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파프리카 그래도 이 정도면 소문만큼 나쁘지 않았잖아요? 버튼답지는 않다고 하지만 볼거리도 많고, 미술도 훌륭하죠. 스토리와 액션이 평범하다곤 하지만 버튼 영화가 각본이 아주 좋은 적은 드물었어요. 문제는 버튼이라는 인물의 명성과 리메이크라는 이유 때문에 계속 특별한 기대와 비교의 대상이 되고 그 때문에 실망감이 더 커진다는 거죠.

(in courtesy of http://www.djun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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