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무대" 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개봉된 이 영화의 원제는 "Center Stage"이다.

이 역시 춤을 소재로한 청춘물인데... 말 그대로 중앙무대에 서기 위한 "미국 국립 발레 학교"에 입학한 고교생들의 노력을 그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외없이 이러한 10대 소재의 청춘물들은 흥행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물론, 슬래셔가 중심이 되는 호러는 예외 되겠다). "열정의 무대" 도 마찬가지로 극장에서 2주를 못버티고 간판이 드롭된 영화이지만, 이러한 영화를 국내 관객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의외로 유명한 감독들이 어느정도 명성을 쌓으면 반드시 한번은 만드는 장르인데다가, 유명배우가 안나오고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오히려 내러티브나 볼거리면에서는 그러한 작품 이상이기때문이다.

"리멤버 타이탄" "그들만의 리그" 역시 "열정의 무대"보다 앞서 개봉했지만 안타까운 고배를 마셨더랬다.

"열정의 무대"는 "크루서블"과 "조지왕의 광기" 같은 시대적인 배경을 취하면서도 대사가 풍부하고(지나칠 정도로)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영화를 잘 만들었던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도 예외없이 다들 말들은 많다.

조디쇼어 라는 기본기도 없는 발레지망생이 발랄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재들만이 입학하는 미국국립발레학교에 입학해 다양한 친구들과 천향지차의 교육관을 가진 두 교사를 만나며 벌어지는 아기자기한 스토리들이 발레라고 하기엔 너무나 재미난 춤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이어진다. 물론, 이러한 영화가 마찬가지 이겠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 지는 뻔에 뻔자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는 비교적 볼만한 반전도 등장하여 막판까지 재미를 늦추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러한 영화가 국내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를 또 한가지 꼽으라면 그들과 우리의 환경의 차이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메인컨셉인 그들의 학교생활이나 파티문화 등이 우리네와는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가.

그렇지만 그런 것은 모두 무시하고 영화자체에만 빠져보자는게 나의 주장이다. 킬링타임용으로 생각하고 일단 보면 되는 것인데, 특히나 이 영화에는 80년대 "플래쉬댄스"나 "페임"에서와 같은 카타르시스를 그나마 느낄 수가 있다. 90년대에는"더티 댄싱"이 그러한 부류가 되겠지만(실은 더티댄싱도 80년대 영화다), 2000년에 보는 신데렐라 춤꾼의 이야기는 또 다른 맛이고 더욱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아메리칸 뷰티"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에서 개성있는 조연을 출연했던 피터 갤러허가 이번에는 고집과 보수적인 사고로 똘똘뭉친 교사역으로 출연, 마지막까지 재미난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 나오는 주연급 배우들은 실제로 미국의 국립 발레학교 학생 중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댄서들이며, 또 이 학교 출신의 유명한 "춤꾼"(발레를 댄스로 승화시킨) 에단스티펠이 태어나서 두번다시 보기힘든 고난이도의 춤을 마구마구 떨이로 보여주고 있다.

볼거리만으로도 별로 돈아깝지 않은 영화이지만,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의 철칙은 "감동"이 없는 영화는 안만든다는 것이므로 감동 또한 기대해도 좋다.

단, 젊은 남녀의 춤이나 댄싱슈트를 싫어하는 분은 안보시는게 좋다. 영화의 90% 이상을 이것들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주인공이 이쁘고, 남자주인공이 멋진 것은 기본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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