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제작된 홍콩영화로 홍콩 무술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킹 후(King Hu:본명 후진취안[胡金銓])가 연출하였다. 명나라의 학자 푸성 링이 채집한 4쪽 분량의 유령이야기에서 모티프를 따온 이 작품은 명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충신의 유족들이 모여 결성한 동림당 무리와 그들을 쫓아 조정에서 파견된 무사들의 대결을 그렸다. 초반에는 으스스한 괴담영화의 분위기를 띠면서 갈수록 무술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귀신이 나온다고 소문난 버려진 요새 근처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화가 쿠신차이는 어느 날 밤 이상한 소리가 나서 요새를 조사하던 중 그곳에 숨어 살던 아름다운 여인 양하천을 만난다. 그녀는 조정에서 파견된 무사들에게 가족을 잃고 홀로 도망쳐 온 것이다. 두 사람은 곧 사랑하게 되고 쿠신차이는 그녀에게서 고도의 자기방어술과 수양법을 배운다. 어느 날 낯선 사람이 찾아와 쿠신차이에게 인물화를 부탁하는데 알고 보니 그는 양하천을 없애기 위해 조정에서 파견된 자였다. 양하천이 그를 처치하자 곧 조정에서는 대규모의 군대를 내려보낸다. 그러나 쿠신차이의 도움으로 그들은 떼죽음을 당하고 이어서 복수를 위해 내려온 사령관 쉬는 양하천의 스승인 회유엔 대사와 일대 결전을 벌인다.
중국 전통문학과 회화,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킹후는 베이징[北京] 경극의 장엄함과 우아함을 접목시켜 이 작품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가장 뛰어난 장면으로 꼽히는 대나무 숲에서의 칼싸움 장면은 경극의 리듬과 몸짓을 온전히 영화 속에 옮겨놓은 것으로, 약 25일 간의 촬영 끝에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제작된 지 몇 년이 지난 1975년에 개봉되었고 그해 칸영화제 고등기술대상을 받았다. 원래는 4시간 분량이었으나 200분짜리 축약판으로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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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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