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 키튼의 영화들에서 내러티브는 주로 왜소하고 볼품없는 키튼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남부 숙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 영화에서 키튼은 등장하자마자 결혼을 선언한다. 불현듯 결혼을 결심한 그는 신부만 빼놓고 모든 준비를 갖춘다. 그리곤 청혼을 하러 가지만 일언지하에 퇴짜를 맞는다. 신혼여행을 위해 준비해 두었던 배표를 손에 쥔 그는 영화 서두에서 예견 됐던 험난한 여행, 즉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물론 그 여행에 사랑하는 여자가 빠질 수는 없다. 이후 그 둘은 바다를 항해하며 사랑을 찾아나가지만, 사랑을 얻기 위한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그의 다른 영화들보다는 웃음의 강도가 덜할 지는 모르지만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그의 슬랩스틱 코미디는 정확한 타이밍에 힘입어 빛을 발한다. 또한 낯선 환경을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키튼의 상상력은 무엇보다도 잠수복의 활용에서 정점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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