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 CINELINe

대면 (1976, Face to Face)
스웨덴 / 스웨덴어 / 드라마 / 110분

감독: 잉마르 베르히만
각본:
촬영:

작품성	(7/10)

네티즌	(0/10)

베르히만의 마지막 3부작은 죽음에 대한 일관된 탐구를 담고 있다. 그 첫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베르히만이 죽음에의 공포로부터 그것을 종료시킬 죽음에의 유혹으로 자신의 주제를 심화시켜 나간다. 남편과 아이와 떨어져 자신이 어린 시절 자라났던 할머니의 집에서 지내게 된 제니. 그녀는 여름 도시 속에서 혼자 지내면서 아무 방해없이 자신과 자신의 일에 관해 생각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하는 정신과의사이지만 자신 또한 정서적으로 상처를 받은 존재인 제니는 감각 없는 삶, 죽음 같은 삶의 한 가운데서 길을 잃어버린 존재이다. 애정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의 위험,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찾아오는 두려움, 고통, 이를 잊기위한 노력 등 한 여인의 복잡 미묘하게 흔들리는 의식세계를 분석적 시각으로 응시하고 있는 이 영화는 붉은 옷으로 상징된 죽음으로 가득찬 꿈들과 죽어가는 노인들, 그리고 시계 이미지들로 보여진 현실이 용해된 꿈과 현실이 얽혀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꿈속의 자기를 말살함으로써 현실에서의 자기를 발견하고 자유를 획득한다는 베르히만의 소망은 꿈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꿈이 되어버린 이 영화처럼 마치 언어의 모순에 빠져들 듯 그 자체의 내적 논리에 빠져 출구도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 갇힌 듯 보인다. 마치 토마스가 이 세계에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기 위해 '누군가 무엇인가 나를 깨워 내가 실존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를 주문처럼 자신에게 일깨우지만 그 또한 계속되는 '도망 중'의 길 위에 서 있을 뿐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