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 - CINELINe

정열 (1969, En Passion)
스웨덴 / 스웨덴어 / 드라마 / 100분

감독: 잉마르 베르히만
각본:
촬영:

작품성	(7/10)

네티즌	(0/10)

스스로 실패작으로 규정지은 <수치>의 변형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베트남 시대에 만들어진 '악마의 유혹' 3부작의 마지막에 속하는 영화이다. 사회적인 관계 내에서 개인으로서의 자아를 쟁취하지 못하고 외부의 영향으로 내부적인 갈등 요소가 증폭되는, 현실을 도피하거나 숨겨진 본질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신'이 없는 세상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인간들의 무력한 모습을 담고 있다. 난자당한 양들, 불길에 휩싸인 말, 목매달린 개의 시체 등 은밀한 방식으로 행해지는 폭력에 대한 묘사는, 이해할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사악함보다 더 사람들을 무섭게 만드는 것은 없음을 드러낸다. 이 영화의 제목인 Passion이라는 말의 어원에는 '정열'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두 가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모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요한'이라는 인물은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죽은 인간이기도 한데 그의 모습은 사악함으로 물들어 가는 세상에 대한 희생양으로서 그리스도의 구체화된 모습이기도 하다. 그의 희생으로 세상에 대한 열정을 찾고자하는 인간들의 모습은 사악함을 지닌 유일한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베르히만의 철학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