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스웨덴 시골을 배경으로 해서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폭행과 복수라는 절망적인 세계에서 종교적인 구원을 얻으려는 인간의 몸부림을 간결하고도 소박한 화면으로 그려내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넘어선 영원불멸의 것을 믿고 그것에 매달려 평생 영화를 만들어온 베르히만에게 인간의 본질과 신의 존재에 대한 고통스런 물음은 필수불가결한 듯하다. 악마에 대한 공포와 선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인간에게 무의식적인 종교성을 부여한다.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형식적인 실험을 과감히 시도하며 자신의 영화세계를 구축해 가기 이전의 베르히만의 풋풋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칸느 영화제에서 비평가연맹상 수상하고 더불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외국어상 마저 휩쓸면서 베르히만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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