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중반의 영국은 펑크의 시절이다. 나에겐 어떤 미래도 없다고 퉁명스럽게 내뱉는 듯한 태도. 펑크는 단순한 음악 장르만은 아니었다. 삶을 예술적으로 극단까지 밀어 부치기. 그들은 삶과 미학에 있어서 언제나 칼끝에 위태롭게 서 있으면서 자신의 멍든 몸을 전시하고자 했다. 이래도 놀라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놀라움마저도 상품화시키는 문화산업의 첨병들. 그리고 쓰레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돈도 많이 벌었다. 1978년에 저먼은 첫 장편극영화 <희년>으로 펑크 철학의 카오스로 뛰어들었다. 영화 내 인물들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가 과연 영국의 미래인지 삶에 대한 태도와 행동으로 절규하고 있으며 열심히 신을 찾고 있다. 어느 누구도 이런 세상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덧 현실은 코앞까지 와 우리를 숨막히게 한다. 자본가인 레코드 제작자 간츠는 이렇게 설교한다. "진보가 없는 인생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진보는 천국의 대용품이지. 포르노와 똑같아. 실제보다 훨씬 좋거든. 대중은 환영을 좋아하지. 현실은 너무 잔혹한 거야. 사람들은 날 위해 있지. 그게 제일 안전하다고 믿고 내 말대로 하지." 영화는 언제라도 내뱉을 수 있게 입 속에 잔뜩 침을 모은 채 벌어진 상처와 피고름을 보여준다. 당신은 어느 편에 서있냐고 물으면서 말이다. 사족 하나, 펑크 록커이자 영화배우였던 아담 안트의 앳된 모습을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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