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먼 시네마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파스빈더는 애정결핍이었던 어린시절을 겪었고, 강렬하고 광적인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가족을 모델로 이 영화를 만들었지만, 감상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냉정하게 현실을 표현했다. 소통이 없고 메마른 어린 시절의 가정,어쩔수 없이 형성할 수 밖에 없었던 나중의 가정. 주인공에게는 어쩔수 없는 `관계'에 불과하다. 일탈을 꿈꾸고 진실을 찾으려는 시도는 언제나 흐지부지한 자신의 태도에 밀려버리고, 자신을 둘러싼 가족이라는 존재는 증오와 무관심, 애정과 파행으로 숨쉬기조차 힘들게 한다. 누군가에게 물을 수도 없는 진실된 애정에 대한 의미를 묵묵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이외의 인물은 무표정하고 냉정한 모습으로 보여지는 과장된 표현과 현실이 아닌 영화임을 가끔씩 환기시켜주는 거리두기같은 파스빈더 영화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이젠 파스빈더의 영화를 구분할수 있을만큼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때론 모호하기도 한 그의 스타일이 이전에서의 형성기를 거쳐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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