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운 - CINELINe

부운 (1955, 浮雲)
일본 / 일본어 / 드라마 / 124분

감독: 나루세 미키오
각본:
촬영:

작품성	(8/10)

네티즌	(0/10)

오즈 야스지로는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부운>을 미조구치의 <기온의 자매>와 더불어 자신이 도저히 만들 수 없는 영화 중 하나로 거론한 바 있다. 오즈 야스지로와 미조구치 겐지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감독인 만큼 그는 미조구치적인 여성인물과 오즈적인 일상의 묘사로 인해 아류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일상의 묘사 속에서도 시대와 함께 공명할 수 있는 여운과 객관적이고 현대적인 여성인물을 만들어낸 <부운>은 일본 영화사 최고의 걸작으로까지 손꼽힐 수 있게 된다. 전쟁 중 만난 남녀의 질긴 인연과 전후의 황폐한 동경의 모습을 담아낸 이 영화는 기교 없는 촬영과 과장 없는 연기, 작은 일상사에 주목할 수 있게 압축시킨 대사를 통해 한 치의 동정도 없이 그들을 바라보게 한다. 이렇듯 거리를 둔 시선으로 서로 사랑하고 이별하는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던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구차한 삶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감동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