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액션 소설의 귀재인 '키쿠치 히데유키'의 원작을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요수도시>는 간혹 작품내부에 담긴 풍부한 에로티시즘 때문에 국내에서 성인용으로 오해를 받기도하는 하드고어 호러 영화이다. 60년대말 '데즈카'의 무시 프로덕션에서 출발하여 유명애니메이션 작품들의 메인 스탭으로 활동하다가, 1984년 으로 데뷰한 가와지리 요시아키는 당초 비디오 애니메이션으로 발표했던 <요수도시>가 높은 인기를 얻자 87년 극장공개까지 하게 되었다.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은 관능미 넘치는 디자인의 요수들과 주인공들의 대결장면을 매우 밀도 있게 표현하고 있고, 특히 액션은 뛰어난 구도와 다이나미즘을 바탕으로 연출하고 있다. 정밀하게 작업된 배경 미장센도 참혹한 요수들의 모습과 어우러져 인상적인 공포와 불안을 퍼뜨린다. <요수도시>가 높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난무하는 스플래터식 액션 묘사로, 이후 다른 감독의 작품에서도 꾸준히 발견되며 이제는 거의 하나의 경향으로 굳어지게 한 저패니메이션계의 영향력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극단적인 파괴의 미학을 서구와 같이 언더그라운드에서만 존재하는 하위문화로만 취급할 수 없다는 점은 저패니메이션의 철학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본인의 정서전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더욱 까다롭게 한다.